한때 가장 유력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꼽혔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좀처럼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텃밭'인 플로리다 주에서마저 지지율이 급락하는가 하면 아버지와 형 부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플로리다 지역방송이 이날 공개한 서베이USA의 여론조사에서 젭 부시는 공화당 대선 후보 가운데 7%의 지지율로 5위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37%)와 벤 카슨(17%), 마르코 루비오(16%)는 물론, 테드 크루즈(10%)에도 뒤진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양자대결에서도 46%대 44%로 밀렸다. 플로리다는 젭 부시를 두 차례나 주지사로 당선시킨 곳이다.
WP는 "주지사를 지낸 주에서 이렇게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특히 젭 부시처럼 지명도를 가진 후보가 이렇게 추락하는 건 더욱 흔치 않다"고 평했다. 실제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매사추세츠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지켰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008년 대선 때 자신이 상원의원을 지낸 일리노이에서만큼은 항상 힐러리 클린턴을 앞섰다.
계속되는 고전 속에 젭 부시가 아버지나 형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반전을 모색하자 전통적인 부시 가문의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는 부작용까지 생겼다.
젭 부시 지지자인 저드 그레그 전 뉴햄프셔 상원의원은 AP통신에 "젭 부시의 아버지나 형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사람들, 젭 부시 선거운동에 참여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젭 부시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며 "그래서 많은 이들이 지지 후보를 바꿨다"고 말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공화당원 존 스터바일도 "나를 포함한 많은 부시 지지자들이 기다리던 젭 부시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사람들이 외면당한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