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청각과 후각을 가진 육식 공룡이다.
백악기 시대의 공룡들이 남긴 흔적이다.
공룡이 '공룡화'했다.
공룡들이 어떻게 탈피했는지 알려주는 유일한 증거다.
에너지솔루션아레나와 솔트팰리스 컨벤션센터 사이를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경찰이 임시 횡단보도를 만들어 지나가는 차를 멈추고 사람들을 건네주는 것을 보았다. 정부가 사람들에게 '우리의 규칙에 따르라'고 강요하는 대신 사람들의 요구를 수용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준 것이다. 여전히 민(民)을 대하는데 관(官)의 권위주의를 내세우고, 민원인의 편의보다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앞세우는 우리나라의 행정 기관들이 보고 배워야 할 부분이다.
이랜드를 시작으로 다른 표절, 카피의 예를 설명하는 뉴스를 계속 보면서 유독 내 시선을 바로 잡아끄는 어휘가 있었다. 바로 '디자인 약탈자'였다. 지금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의 상황을 이처럼 거칠고 명확하게 표현한 단어가 있었던가. 이랜드처럼 주도면밀한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사소한 표절과 카피는 일상적이지 않던가. 디자인 약탈자는 우리 사회 곳곳에 암약하고 있다. 바야흐로 디자인 약탈자 전성시대다. 이런 세상에서 디자이너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