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역대급 방송 사고의 주인공이 됐다. 생방송 무대에 오른 윤 후보가 1분30초 가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
22일 TV조선이 주최한 ‘글로벌 리더스 포럼 2021’에 대선 후보 자격으로 참석한 윤 후보는 국가 정책 발표 소개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
무대 중앙에 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마른 기침을 하며 연설의 시동을 걸었는데, 입을 꾹 다문 채 정면만 바라볼 뿐이었다. 18초가 흐른 뒤에야 사회자는 ”잠시 무대 준비가 있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했다. 그때까지도 윤 후보는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 정적 48초
사회자가 윤 후보를 향해 ”시작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윤 후보는 대꾸조차 없었다. 그저 정면만 응시할 뿐이었다
- 정적 1분8초
윤 후보가 무대에 오른 지 1분이 넘었으나 연설은 도무지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회자가 ”잠시 오디오를 조절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시간을 버는 모양새였다.
- 정적 1분22초
1분22초가 지난 뒤에야 윤 후보는 ”시작할까요?”라고 처음으로 입을 뗐다. 그리고 준비해온 원고를 줄줄 읽어 내려가던 윤 후보는 조금 전 돌발 상황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윤 후보의 생방송 침묵 사건은 연설 원고가 나와야 할 프롬프터가 오작동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당사자인 윤 후보가 가장 당황스러웠을 테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 대선 후보의 모습을 보는 시청자와 국민들 또한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여당에서는 윤 후보의 ‘침묵 연설’을 두고 비판을 쏟아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남자 박근혜 같다. 이 침묵 수행 영상의 베스트 댓글에는 ‘대본 없이 할 수 있는 건 거짓말뿐!’이다”라고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의 공동 선대위원장인 김상희 민주당 의원 또한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프롬프터 없이는 한마디도 안 나오는 윤석열 후보. 딱합니다 ㅜㅜ”라고 했다.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프롬프터 없이는 연설도 하지 못하는 이런 분이 대통령 후보라니 ㅠㅠ”라고 쓰며 윤 후보를 향한 공세에 가세했다.
유튜브에는 윤 후보의 ‘침묵 연설’을 재편집한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