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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은 나이의 어느 국군을 향해” '유승호가 6·25전쟁 참전용사 기리며 헌정사를 낭독했다 (영상)

배우 유승호가 헌정사로 6·25전쟁 참전용사를 기렸다.

배우 유승호가 헌정사로써 6·25전쟁 참전용사를 기렸다.

유승호는 지난 25일 오후 KBS, MBC, SBS 등 여러 방송사를 통해 생방송된 6·25전쟁 제70주년 행사 ‘영웅에게’에서 6·25전쟁 참전용사들에 전하는 헌정사를 낭독하며 묵직한 울림을 전달했다.

유승호
유승호 ⓒKBS

6·25전쟁 제70주년 행사 ‘영웅에게‘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기억·함께·평화’를 주제로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유엔 참전국 공헌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이날 오후 성남시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개최됐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행사에서 유승호는 차분한 어조로 유족과 전우가 전하는 헌정사를 낭독했다. 담담하게 쓰인 글을 통해 1950년 당시 또래 참전용사들이 겪었을 전쟁에 대한 고됨과 두려움을 전하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안녕을 언급, 그들의 희생에 감사를 표했다.

유승호는 ”포탄처럼 날아드는 번뇌와 서글픔은 또 어찌 삼키셨습니까? 그리고 마지막 순간엔 누구를 떠올리며 눈을 감으셨습니까”라며 20대 6·25 당시 청년들이 전쟁을 통해 겪어야 했던 아픔과 고통을 애도했다.

또한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을 단 한순간도 잊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도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통해 참전용사들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에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참전용사들을 위한 헌정사를 낭독한 후 유승호는 “70년 전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전장을 누빈 수많은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자리였습니다”라며 ”오래 전 몸과 마음에 담았을 참전 용사들의 애국정신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월 종영한 tvN ‘메모리스트’에서 열연을 펼친 유승호는 현재 차기작을 논의 중이다.

이하 유승호 헌정사 ‘영웅에게’ 전문

친구에게. 허락하신다면, 나는 당신을 친구라 부르고 싶습니다.

1950년 짧은 생이 멈춘 그 순간 이후로, 당신은 나와 같은 20대 청년이기에 난 당신을 친구라 부르며 당신의 그날을 눈앞에 펼쳐보려 합니다.

친구여, 갑작스러운 국가의 부름을 받고 집을 나서던 순간, 얼마나 두려우셨습니까.

서둘러 따뜻한 밥을 짓던 어머니의 손을 놓고 돌아서며 얼마나 목이 메셨습니까.

친구여, 그런데도 당신은 낡은 군복에 소총 한 자루 움켜쥐고 전선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지옥 같은 전장에 도착한 당신은 누구보다 용감하게 싸웠습니다.

때론 태양을 짊어진 듯 뜨거운 폭염 아래서, 때론 수통의 물마저 얼려버리는 칼날 같은 겨울바람 속에서, 전우들의 죽음을 넘어 끝없이 전진했습니다.

친구여, 그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어떻게 견뎠습니까. 매일 밤마다 찾아오는 두려움은 어찌 이겨내셨습니까.

포탄처럼 날아드는 번뇌와 서글픔은 또 어찌 삼키셨습니까. 그리고 마지막 순간엔, 누굴 떠올리며 눈을 감으셨습니까.

친구여, 당신이 총탄을 피해 몸을 숨겼던 낡은 집은, 이제 학생들이 뛰어노는 학교가 됐습니다.

잠시 가족의 사진을 꺼내보던 고단한 행군로는 이제 젊은이들의 자전거 길이 됐습니다.

다시 돌아가지 못한 고향마을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큰 도시가 됐습니다.

친구여, 당신이 지켜낸 땅 위에서 전 이렇게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당신이 지켜낸 땅 위에서 우리는 또 이렇게 윤택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을 단 한순간도 잊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도 영원히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2020년 6월 25일 영웅의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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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국군 #유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