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거품을 짜는 씬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도나가 동물보호소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대걸레 청소입니다. 대걸레 통에서 걸레를 짤 때 거품이 나와서 흘러서 천천히 배수구로 빨려 들어갑니다. 이렇게 청소씬에서 반복되었던 거품 쇼트는 찰리를 입양한 도나가 집안의 모든 와인 뚜껑을 따서 싱크대에 버리는 씬에서 의미가 새로워집니다. 와인이 배수구로 빨려들어갈 때 와인은 마치 걸레에서 짠 거품처럼 천천히 사라져버립니다. 도나의 삶의 환풍구는 알코올에서 노령견 찰리로 바뀌었고,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벗어나 새롭게 삶의 활기를 얻어갑니다.
도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온갖 병든 동물들과 유기동물들을 집에 들이고, 아예 멀쩡한 동물도 분양받아서 데려오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집안에는 기니피그와 햄스터, 고양이, 강아지들이 넘쳐나고 톱밥과, 동물들의 오물, 흩어진 사료들이 난잡하게 바닥을 뒤덮습니다. 알코올 중독은 사라졌지만, 사회적 관계에 대한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동물을 계속 집에 들이는 형태를 띄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녀의 갈증과 고립된 위치는 사회적인 문제이므로 동물을 여러 마리 더 입양하는 개인적인 방법으로는 영원히 충족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노년의 여성인 도나는 일을 할 수 없고, 병든 유기동물들을 많이 보호할 수 있을만한 실질적인 능력을 갖출 수 없습니다. 말끔히 씻겨나간 거품 같던 알코올과는 정반대로 집 거실은 어지러운 난장판이 되어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