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칭찬받기 위해 간 것 아냐” 국제의용군에 자원한 한국인이 우크라이나에 참전한 목적과 자신의 신념에 대해 호소했다

제보자는 해병대 병사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우크라이나에 참전한 대한민국 의용군이라고 소개한 A씨.
자신을 우크라이나에 참전한 대한민국 의용군이라고 소개한 A씨.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국제의용군에 자원한 대한민국 국적의 남성이 “의용군에 간 한국인들을 인기몰이나 영웅심리에 가득 차 있다고 모욕한 이들에게 신념을 알려 주고 싶다”면서 우크라이나 참전 목적 등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2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는 자신을 우크라이나에 참전한 대한민국 의용군이라고 소개한 A씨의 글과 사진이 공개됐다. 공개된 사진에서 A씨는 국제의용군 부대 동료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A씨는 먼저 참전 목적에 대해 “과거 대한민국은 북한과 이를 지원하는 중공, 소비에트라는 공산주의, 권위주의 세력에게 침략 당했다”며 “수많은 자유진영 국가들의 군인들이 알지도 못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뜨거운 피를 흘리며 싸웠다. 그들도 누군가의 아들, 자연인 혹은 친구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한반도에 와서 싸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에 이르러 과거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 우크라이나가 권위주의의 러시아에 침략당했다”면서 “비록 우크라이나는 과거 우리의 적이었던 소비에트 연방의 일원이라 할 수 있으나, 그들은 독립하고 국민들과 정부가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며 과거 우리와 같이 자유진영에 들어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과거 UN이라는 집결호 아래 수많은 국가들의 도움을 받았던 나라의 한명의 국민”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우리를 돕지 않았지만, 한반도에 묻혀있는 외국의 무명 영웅들이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희생했듯이 역겨운 침략에 맞서 싸우고 싶었다. 그것이 어찌 보면 도움 받았던 나라의 젊은 청년으로서 의무라 개인적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A씨는 러시아에 포로로 잡힐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씨는 “수치스럽게 살 바에 차라리 자결하겠다”며 “만약 못한다면 나는 대한민국 국적을 스스로 포기하겠다. 우크라이나인으로서 포로로 살겠다”고 강조했다.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공산주의도, 권위주의 국가도 아닌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또한 우리는 자유진영으로부터 6·25 때 도움을 받았으며, 우리의 적은 중공, 러시아, 북한”이라며 “정치에 정답은 없지만, 알아야 한다. 이 전쟁으로 세계는 다시 냉전시대의 세력구도를 만들고 있고 대한민국도 선택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A씨는 “의용군에 대해 한국에서 유독 비판, 비난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비록 칭찬받고 인정받기 위해 간 것은 아니나, 간혹 모욕적인 말과 댓글들을 봤다. 말했듯 우리는 죽음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에 왔으며, 사리사욕과 인기를 얻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을 살리는 것은 세상을 구함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이곳에서 임무에 임하겠다”라고 했다.

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힌 뒤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던 이근 전 대위와 일행 2명.
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힌 뒤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던 이근 전 대위와 일행 2명. ⓒ이근 인스타그램

한편 외교부는 지난 18일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 등을 포함한 우리 국민 9여 명이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뒤 출국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현재 이근 전 대위와 함께 출국했던 팀원 2명은 16일에 귀국해, 위의 9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국제의용군에 참여하려던 1명이 19일 추가로 귀국했으나, 21일에는 휴가 중이던 해병대 병사가 우크라이나에 가기 위해 폴란드로 무단 입국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병대 병사는 폴란드 측 검문소에서 나오지 않고 버티다가, 23일 폴란드 국경수비대 건물을 떠난 뒤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한민국 #국제의용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