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동일이 ”연기 잘하는 연기자, 성격 좋은 선배보다는 ‘괜찮은 남편, 괜찮은 아빠’라는 말을 제일 듣고 싶다”고 밝혔다.
22일 KBS ‘대화의 희열3’에는 연기 경력 30년인 배우 성동일이 출연한다. 그가 배우의 길을 걷게 됐던 것은 ”내 움직임, 내 대사에 울고 웃는 사람들을 보며 ‘나란 사람한테 관심을 가져주네? 우리 부모님한테도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
1991년 SBS 공채 1기 탤런트로 데뷔한 성동일은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도 예능 프로그램만은 출연을 꺼렸었는데 그 이유는 ‘배우가 무슨 예능이야‘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누나로부터 ‘네 아내는 지금 감자탕집에서 너 모르게 설거지하는데, 너만 배우 대접을 받으면 뭐 하냐‘라는 말을 들은 뒤 크게 충격을 받았다. 당시 성동일은 ”난 연기자도 아니고, 가장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었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라며 인생의 원동력이 ‘가족’임을 강조했다.
1964년 혼외자로 태어난 성동일은 10살 때까지도 이름 없이 자랄 정도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겪었다. 아버지 장례식에도 가지 않을 정도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컸고,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탓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자녀를 낳은 이후에도 아버지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자녀들과 서먹서먹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그런 그에게 큰 계기가 되었던 프로그램은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2013년 MBC 예능 ‘아빠! 어디가?‘이다. 성동일은 같은 해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나와 ”애까지 방송에 데리고 나와서 돈 벌기 싫었는데, 제작진이 집까지 찾아와서 섭외요청을 했다. 아이에게 인위적인 말이나 행동을 시키지 않고, 아내의 허락을 받는 걸 조건으로 내세웠었다”며 프로그램 초기에만 해도 아들 준이가 자신을 많이 어려워했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성동일은 ”나는 성격이 급해서 준이가 대답을 안 하고 멍하니 있으면 못 참고 욱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준이는 스스로 정리하고 말하는 스타일이라, 내가 생각하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한 것이었다”며 ”프로그램을 하면서 벌어진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준이의 말을 기다려주게 됐다는 것과 준이가 이제는 아빠와 너무 친해져서 내 뺨을 때린다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내 최고의 인생작은 가족”이라는 성동일은 경제적으로 극심하게 어려웠던 젊은 시절 때문에 ”가난이라고 하면 치가 떨린다. 아버지 세대나 내 세대에서 (가난의 고리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내 아이들은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