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커트 실링(50)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해설가로 일하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서 결국 해고됐다.
20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ESPN은 이날 성명을 통해 "커트 실링에게 그의 행동이 용납될 수 없는 것이며, ESPN과의 고용 관계가 끝났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ESPN statement on Curt Schilling: https://t.co/u7Yhu7V50a
— ESPN PR (@ESPNPR) 20 April 2016
해고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그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다른 이가 올린 트랜스젠더 관련 게시물을 공유한 것이다.
이 게시물에는 금발 가발을 쓰고 여성 옷을 입은 한 비만 남성의 사진 옆에 "이 남자를 당신 딸이 쓰는 화장실에 들어오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편협하고, 남을 함부로 재단하고, 죽어 마땅한 무정한 인종주의자다"라고 쓰여있다.
트랜스젠더가 생물학적 성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써야 한다는 주장을 비꼰 것으로, 실링은 이날 미국 법원이 트랜스젠더 학생의 교내 화장실 선택권을 인정한 판결을 내린 것을 비판하며 이 게시물을 공유했다.
실링은 게시물과 함께 "남자는 누가 뭐라 해도 남자다. 그들이 누구든, 누구와 자든 상관없이 남자 화장실은 남자를 위한 것이다. 이제 법까지 들어 다른 말을 하다니, 한심하다"는 코멘트는 남겼다.
Curt Schilling is a lesson to us all: if you're bad at your job & say bigoted stuff over & over even after being suspended, you may be fired
— Rodger Sherman (@rodger_sherman) 21 April 2016
커트 실링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불러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8월 소셜미디어에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나치를 비교한 글을 올려 ESPN에서 해고 위기를 맞았다가 한 달간의 정직 처분을 받고 해고를 면했다. 지난달에는 라디오에 출연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감옥 아래 매장해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해 구설에 올랐다.
실링은 메이저리그에서 20년간 216승 146패, 평균자책점 3.46, 탈삼진 3천116개를 기록한 전설적인 투수로, 2010년부터 ESPN의 해설자로 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