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웨딩 사진을 찍고 있는 신랑의 나이는 65살, 신부의 나이는 12살이다(영상)

  • 박수진
  • 입력 2016.02.26 11:01
  • 수정 2016.02.26 11:05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웨딩 사진을 찍는 커플이 등장했다. 한눈에도 노인으로 보이는 신랑의 나이는 65세, 한눈에도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는 신부의 나이는 12세다.

이 웨딩 사진 촬영 현장은 유튜브에 다양한 실험 영상을 올리는 코비 퍼신이 아동 강제 결혼에 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연출한 상황이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신랑에게 이게 무슨 상황인지 묻고, 이어 두 사람의 나이를 물은 뒤 따지고 제지한다. 신랑은 "신부의 부모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신랑에게는 "옳지 않은 일이다",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하고, 신부에게는 '정말 (이 결혼을) 하고 싶은지' 묻기도 한다.

포토그래퍼인 척 이 커플을 따라다니는 퍼신에게도 사람들은 문제의식이 없는지 묻는다.

"지금 이거 괜찮으세요?"

제작자 퍼신은 아동 결혼이 91개 나라에서 합법인 것을 알리는 영상을 보고 이 실험을 진행했다고 실험 의도를 밝혔다. 심지어 미국에도 12살부터 결혼할 수 있는 주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영상은 "하루에 3만 3천명의 소녀들이 어린 시절을 빼앗긴 채 교육과 기회를 박탈당하며 아동 결혼을 한다"는 자막으로 끝난다.

(일부 주를 제외한)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아동 결혼은 다른 나라에 사는 모르는 사람들의 일로 인식된다. 하지만 아동 강제 결혼이 자신의 눈 앞에서 직접 벌어진다면 문제의식도 강해질 뿐더러 기부나 여론 조성 같은 행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2014년 노르웨이에서 유사한 소셜 실험이 있었다. 노르웨이 이름을 가진 백인 12살 소녀 '테아'가 마찬가지로 노르웨이인인 듯한 백인 37세 남자와 결혼한다는 내용이 블로그와 SNS로 알려진 것이다. 결혼을 준비하는 글과 사진이 실험을 위해 가상으로 작성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인터넷에는 토의가 벌어졌고, 경찰이나 사회복지기관에 신고를 한 사람들도 있었다.

노르웨이에서의 소셜 실험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의 웨딩 사진 촬영 실험은 '내 눈 앞에서' 벌어지지만 않을 뿐인 아동 결혼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알리고, "지금 이거 괜찮은지"를 묻는 시도들이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여성 #소셜 실험 #아동 결혼 #강제 결혼 #조혼 #캠페인 #코비 퍼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