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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은 '나도 가끔 잘 생겼다는 걸 느낀다'(인터뷰)

ⓒ한겨레

잘생겼다. 본인도 아주 가끔 “잘생겼다”고 느낀다고 한다. 일본에서 오승환과 함께 저녁을 먹을 때 동행한 에이전트가 그를 주변에 “한국의 아이돌 가수”라고 소개했는데도 그대로 믿었단다.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대표팀으로 활약한 뒤 ‘꽃보다 야구’로 통하는 이대은(26·지바 롯데)을 25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한 스포츠 카페에서 만났다. 열쇳말 4개로 그와의 인터뷰를 풀어본다.

■ 프리미어12

초등학교 시절 대표팀으로 뽑혀 켄 그리피 주니어 국제대회에 참가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후로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번이 첫 국가대표 발탁이었다. “한국 선수들하고 같이 밥 먹고, 훈련하고,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일본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역전했을 때 더그아웃에서 껑충껑충 뛰었어요. 2-3까지 쫓아가서 무사 만루 됐을 때부터 ‘할 수 있겠다’ 싶었죠. 투수 조장 (김)광현이형이 잘해줬고, 동갑인 (나)성범이와는 많이 친해졌어요.” 2007년 신일고 재학 중 시카고 컵스에 입단(계약금 80만달러)한 뒤 미국, 일본에서 프로선수로 뛰면서 한국 선수와는 함께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더욱 신났는지도 모른다.

■ 토미 존 수술

마이너리그 시절 식은 햄버거를 먹고 장거리 원정 때 구단버스 통로에 이불을 깔고 잠들면서도 힘든 줄은 전혀 몰랐다. 그저 마이너리그 과정을 한 단계씩 밟아갈수록 메이저리그에 가까워진다고 느꼈다.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할 때도 ‘그나마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수술했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재활 과정도 전혀 안 힘들었다. 하지만 재활 이후가 문제였다. 그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시즌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이닝당 평균 1.12개의 안타를 맞았다. “수술하고 재활도 잘 끝냈는데 제구가 안 됐어요. 처음에는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못 꽂았고 그다음에는 공이 한가운데로만 갔어요. 스트라이크를 던지려면 한복판으로 공이 가서 두들겨 맞고 그렇지 않으면 볼이 되고…. 그때 제일 많이 답답하고 좌절도 했어요. 그나마 재작년(2013년)부터 제구가 되고 있어요. 지금도 좋았던 기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 지바 롯데

“많이 배우고 등판 기회도 많을 것 같아서” 택한 일본행이었다. 처음에는 “미국과 일본의 훈련 방식이 달라서” 적응에 애를 먹었다. “하루는 몸이 안 좋아서 달리기를 거르겠다고 했더니 트레이닝 코치가 눈치를 주더라고요. 자기 모자를 던지면서 싫은 티를 막 냈어요. 제 입장에서는 용병이니까 스스로 몸관리를 하는 거였는데 말이죠.” 팀 동료들과는 낚시를 같이 갈 만큼 아주 가깝게 지냈다. 스스로도 “사교성이 좋다”고 말한다. 1년밖에 안 뛰었지만 유니폼에 직접 이대은의 한자 이름을 새겨 야구장을 찾는 일본 팬들도 생겼다. 시즌 성적은 지독한 아홉수에 걸려 9승(9패 평균자책 3.84)에서 멈췄다. 막판에는 7연패에도 빠졌다. “패가 계속 쌓이면서 더 잘하려다 보니 더 꼬인 것 같아요. 프리미어12에서 1승(두 경기 평균자책 3.25) 거뒀으니 시즌 10승은 채운 거예요. 하하하.”

■ CDBJD

이대은의 왼쪽 목에는 가족의 이름을 이니셜로 새긴 문신이 있다. “미국에 있을 때 그냥 하고 싶어서 무작정 친구를 끌고 가서” 했다. 거울에 가끔 비치는 가족의 이름을 보면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다. 사실 야구를 시작한 것도 그의 아버지 때문이었다. 야구를 무척 좋아해서 “아들이 생기면 무조건 야구선수를 시키겠다”고 마음먹은 아버지는 뜻한 바대로 막내 외아들을 야구 선수로 키웠다. 그는 처음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말이다. “아버지는 늘 ‘꾸준히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씀하세요. (프리미어12) 일본전처럼 야구는 예측불허 상황이 나오는 게 최고 매력인 것 같아요. 제 야구요? 지금은 50점도 안 돼요. 그래도 저 스스로를 돌아보면 승부욕과 끈기만큼은 남한테 절대 안 지니까 나머지 50점도 앞으로 채워갈 수 있을 거예요. 꾸준함이 제 무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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