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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백 투 더 퓨처'를 꿈꾸며

2015년은 '백 투 더 퓨처'의 해다. '백 투 더 퓨처2'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2015년 10월21일로 시간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백 투 더 퓨처'에서 그렸던 미래는 사람들이 소박하게 상상할 수 있는 것들로 꾸며졌다. 벽걸이 TV에서는 다중 채널이 펼쳐지고 옷의 사이즈가 자동으로 몸에 맞춰진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거의 모든 사람의 상상력 안에 존재했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로버트 제멕키스라는 두 천재들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바닥 위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 조원희
  • 입력 2015.10.21 07:07
  • 수정 2016.10.21 14:12
ⓒ유니버설 픽처스

2015년은 '백 투 더 퓨처'의 해다. '백 투 더 퓨처2'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2015년 10월21일로 시간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30년 전에 바라본 미래의 모습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모양과 사뭇 그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또 예언이 맞아떨어진 부분도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흥미로워하고 있다.

지난 시대에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애니메이션들은 매우 많았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2001년을 맞이해 재개봉했었고, 올해는 1990년대에 처음 만들어진 '에반게리온'의 배경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서기 2019 블레이드 러너'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블레이드 러너'의 해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이런 영화들이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그렸던 반면, '백 투 더 퓨처'에서 그렸던 미래는 사람들이 소박하게 상상할 수 있는 것들로 꾸며졌다. 벽걸이 TV에서는 다중 채널이 펼쳐지고 옷의 사이즈가 자동으로 몸에 맞춰진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거의 모든 사람의 상상력 안에 존재했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로버트 제멕키스라는 두 천재들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바닥 위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이 영화는 개봉 30주년을 맞아, 그리고 영화 속에 등장한 그 날을 맞이해 재개봉을 한다.

개인적으로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던 계기가 바로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관람하면서다. 중학교 시절, 미국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 영화는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엄마와 러브라인을 형성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철퇴를 맞았고 상영 금지 당했다. 하지만 1980년대는 불법 비디오의 시대. '비짜'라고 불렸던 해적판 비디오를 통해 이 영화를 만날 수 있었고, 그 스토리텔링의 놀라운 마력에 빠져 수십번을 반복 감상했다. 2년이 지나고 나서야 한국의 극장에서도 결국 개봉을 했는데, 이미 20여 차례 감상해 거의 대사를 외우다시피 하면서도 개봉 첫날 첫 상영의 줄을 섰다. 사은품으로 선착순 100명에게 영화의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선물했는데 그것을 받기 위해 그 시절의 개봉일이었던 토요일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한시간 거리의 극장으로 출동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물론 그 티셔츠는 목이 늘어져 어깨가 드러날 지경이 될 때까지 입었다.

3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는 세 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받았고 감독 로버트 제멕키스는 '콘택트'나 '캐스트 어웨이' 같은 걸작을 만들어냈다. 이 영화를 통해 당대 최고 스타로 올라섰던 주인공 마이클 제이 폭스는 파킨슨병으로 안타깝게도 제대로 날개를 펼치지 못하는 슬픈 일도 있었다. 그리고 '백 투 더 퓨처'를 보며 영화감독을 꿈꿨던 소년은 결국 영화감독이 됐다. 물론 이렇게 위대한 영화를 만들진 못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한다. 아직도 꿈꾸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정말이지 너무나 소중하다.

*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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