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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겁쟁이임을 입증했다

처음에는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던 바티칸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켄터키 주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를 워싱턴의 바티칸 대사관에서 만났다고 인정했다. 교황의 방미 일정이 끝난 뒤 이 둘의 만남을 공개했던 데이비스의 변호사는 교황이 그녀에게 '강해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단순한 만남이 교황이 방미 일정 중 '동성애 이슈'를 잘 언급하지 않으며 조성했던 친선 분위기가 완전히 꺾였다. 교황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하며 우리를 바보 취급했다.

ⓒASSOCIATED PRESS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게이보이스 편집인인 미켈란젤로 시뇨릴레의 블로그입니다.

처음에는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던 바티칸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켄터키 주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를 워싱턴의 바티칸 대사관에서 만났다고 인정했다. 교황의 방미 일정이 끝난 뒤 이 둘의 만남을 공개했던 데이비스의 변호사는 교황이 그녀에게 '강해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단순한 만남이 교황이 방미 일정 중 '동성애 이슈'를 잘 언급하지 않으며 조성했던 친선 분위기가 완전히 꺾였다.

교황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하며 우리를 바보 취급했다. 내가 지난 주에 언급했듯, 그는 교묘한 정치인이다. 자신의 말을 듣는 사람들에 맞추어 그들이 동성애에 대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한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추기경이었을 때도 그렇게 했다. 바티칸이 그가 동성 결혼에 반대하기를 기대했을 때 그는 반대했고, 베네딕트 교황이 동성 결혼을 강하게 비난한 것이 서구에서의 가톨릭 홍보에 재앙이 되자 부드러운 어조로 바꾸었다. 하지만 킴 데이비스에 대한 이번 뉴스는 그가 더 사악한 종류의 정치가임을 보여준다. 공개적으로는 우리 중 누구도 남을 재단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비밀스럽게 증오를 부추기고, 편견이 심한 사람들은 망신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잘 알면서 그들을 뒷문으로 몰래 들여보내는 그런 정치가다.

교황이 오바마케어의 피임 요건에서 제외되기를 요청하며, 서류 작성 자체가 자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싸우고 있는 가난한 자들의 작은 수녀들을 방문했을 때처럼 교황이 공개적으로 킴 데이비스를 포용했다면 나는 교황을 지금보다 더 존중했을 것이다. 가난한 자들의 작은 수녀들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교황에게 격렬히 반대하지만 말이다. 그가 조지아 주의 사형수에 대한 형 집행을 막으려 했을 때처럼 대담하게, 명쾌하게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했다면 나는 교황을 지금보다 더 존중했을 것이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기자가 데이비스에 대해 질문했을 때에서야 겨우 애매하고 일반적인 발언을 하는 대신 말이다. 그러나 몰래 데이비스를 만나고, 처음에는 바티칸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도록 했다가 이제서야 바티칸이 만남을 '부정하지 않는다'고만 발표하게 하고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는 것은 교황을 겁쟁이로 보이게 한다.

그는 자신이 설교하고 가르치는 내용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그는 대화, 신념에 대한 용기, 목소리를 내는 용기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는 데이비스와의 만남을 숨겨두었다.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고, 이 주제를 건드리기를 꺼려하는 게 분명했다. 데이비스를 지지하는 사람들마저도 이것은 모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교황이 홍보 게임을 하고 있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었고, 그건 괜찮았다. 그는 기후 변화, 이민 등 자신이 열정을 느끼는 주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물론 그가 이런 이슈들에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을 지금도 환영한다. 나는 모두가 그러길 바란다. 그리고 그가 LGBT 인권 논쟁은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집중을 흐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그는 미국 방문 중 미국의 주교들에게 LGBT에 대한 불평은 그만하고 다른 주제로 관심을 돌리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가 동성애자 인권에 대해 열정적이지는 않겠지만, 그에 대해 공격하는 데에도 열정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데이비스에게 '강해지라'라고 말했다는 데이비스의 변호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교황은 편견을 지닌 사람들을 격려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조용히 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는 데이비스가 어떻게 교황을 만나게 되었는지 아직 자세히는 모른다. 반동성애를 부르짖는 미국 가톨릭계 지도자가 그녀를 데리고 왔는지, 바티칸 측이 초청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어찌 보아도 좋을 수는 없다. LGBT 인권 면에서 교황이 미국에 진전을 조금이라도 가져다 줄 거라고 본 사람들이 많았지만, 교황은 교회 안의 증오 세력을 더 강화하고, 교리에서 동성애를 앞으로도 '본질적으로 장애'인 것으로 묘사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뿐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해고당한 가톨릭 학교 교사들처럼, 반동성애 차별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 교황은 그러한 차별을 종식시키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행동이다. 그는 차별을 종식시키는 대신, 차별을 부추겼지만 스스로 피해자 행세를 하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을 바티칸 대사관에서 두 팔 벌려 맞았다.

허핑턴포스트US의 How Pope Francis Undermined the Goodwill of His Trip and Proved to Be a Cowar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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