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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 방해한 흑인운동가들을 만난 힐러리의 '충고' (동영상)

  • 허완
  • 입력 2015.08.19 13:27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자신의 유세를 방해하려던 흑인 인권운동가들과 비공개 면담한 내용이 뒤늦게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BC와 CNN 방송,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1일 뉴햄프셔 주 킨에서 유세를 마친 뒤 다섯 명의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회원들과 따로 만났다.

지난해 백인 경찰관의 총격으로 흑인 청년이 사망한 '퍼거슨 사태'를 계기로 결성된 이 단체는 최근 민주당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의 연설장에 난입해 마이크를 뺏은 데 이어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의 타운홀 미팅에서 흑인들에 대한 무자비한 공권력 행사를 비판할 계획이었다.

'블랙 라이브즈 매터' 보스턴 지부 등에서 활동 중인 회원 5명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행사장 안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선뜻 '소통의 자리'를 마련, 5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유포된 당시 면담 영상을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은 흑인 인권에 관한 소신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나, 때로는 날 선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사진은 18일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흑인 대학생과 함께 연단에 선 힐러리 클린턴의 모습. ⓒGettyimageskorea

그는 "당신들이 (백인들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들은 법을 바꾸고, 자원배분의 규칙을 바꾸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들은 하나로 뭉쳐 '우리가 이루기를 원하는 것이 여기 있다'고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 양키스타디움(뉴욕양키스구장)을 채울 만큼의 백인들로부터 립서비스를 받는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조언했다.

흑인운동가들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부터 흑인들의 대량 투옥이 시작됐다는 점을 따져 묻자 클린턴 전 장관은 "80∼90년대와 지금의 사정은 다르다. 오늘날의 세계가 어떤지,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클린턴 전 장관 선거캠프는 성명을 내 "이번 대화는 형사 사법체계 개혁과 인종 정의 달성을 목표로 한 정책 공약을 수립하기 위한 클린턴 전 장관과 이해관계자들의 수많은 만남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흑인운동가 등을 접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흑인에 대한 과도한 처벌을 유발하는 현행 사법체계 개혁을 중요 과제로 천명한 클린턴 전 장관은 이를 위해 흑인들과의 접촉면을 넓힘으로써 흑인 표심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소통부재'라는 비판을 털어내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와 면담한 '블랙 라이브즈 매터' 회원 중 2명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답변은 불충분했다"며 "그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난했다.

이 단체 보스턴 지부 설립자인 도나시아 얀시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을 영속화한 그의 책임에 대한 반성을 들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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