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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은 없다 : 윈도10 비상 걸린 대한민국

  • 허완
  • 입력 2015.07.29 12:59
  • 수정 2015.07.29 13:09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10’이 29일 전 세계에서 정식으로 출시된다. MS는 이 새로운 윈도의 ‘혁신적인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기존 이용자들에게 ‘무료 업그레이드’를 시행하기도 한다.

윈도10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새롭게 기본 웹브라우저로 탑재된 ‘엣지’다. 기존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모조리 뜯어 고쳐 완전히 새로 개발했다. MS에 따르면 속도가 3배 가량 빨라졌고, 호환성도 높아졌다. 간결하고 쉬운 UI도 채택했다. (윈도10에는 IE11도 탑재된다.)

관련기사 : 이젠 인터넷 익스플로러 대신 '엣지' (IT동아)

그러나 ‘IT 강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 사이트나 금융기관, 공공기관 사이트 상당수가 새로운 기본 웹브라우저 엣지에서는 구동되지 않는 것.

일단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윈도10에 함께 탑재되는 IE11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긴급조치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중소 은행이나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 경우에 따라서는 이용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여전히 IE10까지만 지원하는 곳도 적지 않다.

정부, 공공기관 사이트는 더 심각하다. MS조차 오래 전에 버린 낡은 비표준 기술인 액티브X 때문이다. 아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곳이 허다하다는 소식이다.

1. 공인인증서, 보안프로그램, 민원발급, 세금납부....

액티브X...

'윈도10'과 함께 이날 출시되는 새 브라우저인 '엣지'는 공공기관이나 금융 사이트 이용시 요구되는 액티브엑스(X) 기반 공인인증서, 각종 보안 모듈 프로그램 등이 설치되지 않는다.

예컨대 주민등록 등본 등을 발급하기 위해 하루 25만명이 찾는 '민원24'와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조달청 '나라장터'는 새 브라운저에서 이용할 수 없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부동산 종합증명서 발급 일사편리, 지방세 납부사이트 위텍스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심지어 시중은행 인터넷뱅킹도 시스템이 불안, 제대로 작동 안할 수 있다. '윈도10'발 대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아시아경제 7월28일)

윈도10 출시 한 달을 앞두고 전자신문은 윈도10 프리뷰와 엣지가 설치된 PC로 직접 국내 정부사이트와 인터넷뱅킹, 쇼핑몰 등의 호환성을 확인했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서울시청, 국회, 전자민원, 홈택스 등 공공기관 사이트부터 주요 인터넷뱅킹, 온라인쇼핑몰, 포털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사이트는 엣지로 접속이 불가했다. (전자신문 7월1일)

2. 업그레이드 하지 말라고???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IBK기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은 고객들에게 윈도10 출시와 관련된 주의 사항을 전파했다.

이날 IBK기업은행은 29일 출시예정인 윈도10의 기본 브라우저 엣지(Edge)가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아 인터넷뱅킹 이용이 불가하므로 윈도10에 함께 설치돼 있는 인터넷익스플로러(IE) 11을 이용해달라고 설명했다.

KDB산업은행도 최근 공지를 통해 KDB산업은행 인터넷뱅킹이 윈도8, 인터넷익스플로러 10버전까지 지원이 가능하며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 하면 인터넷뱅킹 이용이 불가하다고 공지했다.

KDB산업은행은 9월 중 윈도10 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타임스 7월28일)

이처럼 국내 주요 온라인 게임들 전반에서 부분적인 결제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원활한 게임 이용을 위한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안정성이 확인되고 현재 밝혀진 문제에 대한 개선 작업이 이뤄질 때까지 업데이트를 미루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체제 및 웹브라우저 업데이트에 따라 다소간의 혼란이 발생하는 것인 만큼 이용자들 이해가 필요하다”며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모든 온라인 서비스들이 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결제대행사 측의 대응에 따라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지디넷코리아 7월29일)

3. 한국만 난리다

MS는 윈도우 10이 국제 웹표준에 맞게 제작됐고, 익스플로러11과 새 웹브라우저 엣지를 동시에 제공, 소비자가 선택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MS 관계자는 “윈도우10은 국제 웹표준에 맞게 제작됐기 때문에 해외 사이트들은 문제가 없고 유독 한국만 호환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한국도 인터넷 사이트들이 국제 웹표준을 따라가는 추세고 액티브X를 사용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서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7월3일)

전자신문 확인 결과 액티브X 형태로 보안솔루션을 구동하는 인터넷뱅킹과 전자정부서비스는 물론이고 대형 포털도 엣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환경이 글로벌 웹 표준을 따르지 않은 탓이다.

최신 서비스 및 솔루션 등장 때마다 홍역을 치러야 하는 정보기술(IT) 강국의 불편한 진실이다. (전자신문 7월1일)

MS 사례뿐이 아니다. 구글이 오는 9월부터 비표준 플러그인 기술인 NPAPI 지원을 중단키로 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도 눈앞이 캄캄해졌다. NPAPI는 액티브X처럼 웹 브라우저가 지원하지 못하는 기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보안에 취약하고 다른 기기들과의 호환성이 문제라 다른 나라에서는 채택하지 않는 기류다. 구글은 2년 전부터 NPAPI 중단을 공언했고 1년의 유예기간을 줬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구글에 "한 번 더 연장해달라" 읍소하는 부끄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머니투데이 7월7일)

4. IT 강국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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