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검찰총장이 29일(현지시간) 자동차 폭탄 테러로 숨졌다.
이번 사건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이집트 지부가 "6명의 전사가 교수형을 당했다"며 사법부에 대한 공격을 선언한 뒤 발생했다.
보안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히샴 바라카트 이집트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출근을 위해 이집트 수도 카이로 외곽의 부촌인 헬리오폴리스 자택을 출발한 직후 사고를 당했다.
바라카트 총장이 탄 호송차량이 지나갈 때 인근에 주차돼 있던 자동차에 설치돼 있던 원격조종 폭탄이 터졌다.
인근 알노즈하 병원으로 옮겨진 바라카트 총장은 당초 어깨가 탈구되고 코피가 나는 정도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몇 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결국 목숨을 잃었다.
병원 측은 "폐와 위장이 파열되고 내출혈이 발생한 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폭탄 테러로 바라카트 총장 외에 경찰과 행인 등 최소 9명이 다쳤다고 관영 메나(MENA) 통신이 전했다.
IS 이집트 지부의 보복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아직까지 이번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3년 7월 모하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정부 관료와 판사들을 겨냥한 테러가 끊이지 않는 이집트에서 바라카트 총장은 최근 2년간 테러로 숨진 최고위급 희생자로 꼽힌다.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은 바라카트 총장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30일로 예정된 2013년 대규모 시위 2주년 기념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집트 대통령궁은 성명을 통해 "범인은 가장 가혹한 형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악랄한 공격도 이집트의 발전과 이집트인들이 가진 꿈의 실현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을 통한 성명을 내 "이번 공격에 책임 있는 자들을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도 성명에서 "미국은 이 어려운 시기에 이집트의 편에 서서 함께 테러와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