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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정부의 다음 대책을 예상해보자

  • 허완
  • 입력 2015.06.01 12:03
  • 수정 2015.06.01 12:19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메르스 사태 향후 대처 예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대처'는 정부의 대처를 뜻한다.

이 글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1. 고심끝에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를 분리시켜 '질병안전처'(가칭)으로 독립

이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이어진다.

* 질병안전처 현판식

* 질병안전처 홍보대사 임명

* 질병안전처 홍보 UCC 선발전

* 질병안전처 홍보 노래 작곡

* 질병안전처 홍보 캐릭터 공모전. 질병을 쫓는다는 '처용'과 그의 아내가 현대화되어 캐릭터로 등장함.

........(생략)

이 글에는 깨알 같은 '디테일'도 담겨있다.

* 질병안전처 4대 비전을 채택. 비전 선포식을 실시하고 풍선 날리기 행사를 벌임. 4대 비전에 빨간색 / 주황색 / 초록색 / 파란색 색깔을 각각 붙인 다음 해당 색깔의 풍선을 날림. 행사가 끝난 후 실무진이 모두 볼펜으로 찔러서 터뜨리고 쓰레기통에 버림.

중앙 메르스 관리대책본부 권주욱 기획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상황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디테일'들은 또 어떤가?

* 24시간 질병안전센터를 만듬. 야간이나 주말에도 질병 관련 제보를 수집하고 결정을 내리는 집단임.

* 센터장은 주말에 출근하지 않고 부하 국장이 일요일에 당직으로 출근했음. 수도권 한 병원에서 감염자를 발견했으며 외국 출국을 하지 못하게 강제 격리해도 되는지 24시간 질병안전센터측에 허가를 요청함. 국장은 센터장에게 문의전화를 해봤지만 일요일에 놀러가서 전화를 받지 않음. 국장은 괜히 독단적으로 격리 처분을 했다가 책임을 뒤집어쓸까봐 겁이 남. 알아서 적당히 하라고 부하에게 말함. 외신에 한국발 전염병이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옴.

* 25쪽 분량의 질병 안전 홍보책자, 1쪽 분량의 질병 안전 팜플렛을 인쇄해 전국 각지로 보냄. (시험을 치는 것도 아니고 안 배포한다고 감사를 당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모두들 5년쯤 창고에 상자째로 묵혀두다가 보존기간 끝나자마자 박스 채로 버림)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정부의 무능을 풍자하는 이 글은 SNS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한편 메르스 관련 격리자가 급증한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마저 정부의 메르스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메르스 발생 지역과 의료기관 등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같은 신종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접촉자 확인, 예방, 홍보와 의료인들에 대한 신고 안내 등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런 말들을 했다.

"민관합동대책반이 총력대응하고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조해서 국가적 보건역량을 총동원하기를 바란다."

"확진 환자와 접촉한 경우는 단 한 사람도 관리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해야 될 것이고, 외국사례와 달리 전파력이 높아진 원인이 무엇인지도 철저히 밝히기 바란다."

"국가 감염병 관리 수준도 대폭 향상시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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