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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 현장] 세월호 뮤직비디오 '네버 엔딩 스토리'

  • 원성윤
  • 입력 2015.05.12 14:14
  • 수정 2015.05.12 14:28

'네버엔딩스토리 0416'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노래가 끝난 후에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합창단의 모습.

“저희가 애들을 보내고 합창으로 아이들을 추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할 따름이죠.” (단원고 2학년6반 이영만 군 어머니 이미경 씨)

지난 9일 서울 모 대학에서 세월호 가족들이 모였다. 바로 ‘네버 엔딩 스토리 0416’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서다. 그동안 거리에서 삭발하고 절규하며 눈물짓던 유가족들도 처음 해보는 뮤직비디오 촬영에 신기해하며 모처럼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번 뮤직비디오를 총괄한 ‘리멤버 0416’ 오지숙 대표는 “이렇게 노래가 치유하는 능력이 있구나 하는 걸 경험하게 됐다”며 “가족분들이 늘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러웠지만 노래를 통해 조금이라도 위로받으셨다는 게 기쁘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뮤직비디오에 참여한 가족들과 오지숙 대표(가운데)

오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약 석달 간의 노력을 기울였다. 김태원 씨의 소속사인 부활엔터테인먼트에 7장에 달하는 손편지를 보내고,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한 끝에 음원 사용을 승낙을 받았다. 이후 단원고 가족 합창단과 일반인 평화의 나무 합창단 30여명, 세션과 스텝까지 합해 총 60여 명을 규합하고 연습과정을 거쳐 뮤직비디오 촬영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오전에 녹음한 노래들을 토대로 오후에는 뮤직비디오에 들어갈 영상에 맞춰 노래를 립싱크로 부르며 여러 컷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본인 파트에서 뮤직비디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한 컷’에 끝나는 경우에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힘드시죠? 저는 여러분 노래 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웃음이 나요”라는 오 대표의 말에 합창단은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하고, 단원들도 때대로 실 없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촬영은 순조롭게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독창이 끝나고 ‘네버 엔딩 스토리’의 클라이맥스인 합창 부분에 다다르자 녹음실의 공기는 무거워졌다. 손을 잡고 서로를 쳐다보며 그 마음을 안다는 듯,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자 메마를 것만 같았던 울음이 또다시 터져 나왔다.

이렇게 오전 11시에 시작된 뮤직비디오 촬영은 오후 5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단원고 2학년 3반 최윤민 양 언니 최윤아 씨는 “감정적으로 휘몰아치고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내 감정을 오롯이 느끼고 쉴 수 있었던 ‘쉼표 같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뮤직비디오는 편집 등 후반작업을 거쳐 이달 말경에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오 대표는 “우리가 누리는 일상을 잃어버리고 투사가 되어버린 세월호 가족들의 아픔이 끝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뮤직비디오로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최윤민 양 언니 최윤아 씨(왼쪽)와 단원고 2학년6반 이영만 군 어머니 이미경 씨(오른쪽)의 인터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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