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사님~ 파주 출판도시 아니 영화도시로 가주세요

  • 강병진
  • 입력 2015.05.03 13:02
  • 수정 2015.05.03 13:05

경기 파주시에 ‘책과 영화의 도시’가 들어선다. 지금의 1단계 출판도시에 이은 2단계 사업으로, 30여곳의 영화관련 업체들이 입주하고 시민들이 영화를 즐길 공간도 함께 꾸며진다. 출판도시 파주가 ‘영화도시’의 면모도 갖추게 된다.

<건축학개론>, <화장> 등을 제작한 명필름(공동대표 이은·심재명)은 30일 오전 파주시 문발동에서 ‘명필름 아트센터’와 ‘명필름 영화학교’ 개관식을 열고 건물 등을 처음 언론에 공개했다. 지상 4층·지하 2층 2개 동에, 연면적 7941㎡ 규모의 이 건물은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했다.

지난해 특수영상효과업체인 데몰리션의 입주에 이어, 명필름은 영화관련 업체로선 두 번째로 파주시에 둥지를 틀었다. 내년 말까지 30곳이 넘는 업체들이 입주를 마칠 예정이다. 이렇게 많은 영화관련 업체들이 특정 지역에 모이는 것은 서울 충무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영화인들은 지난 2007년부터 ‘책과 영화의 도시’ 건설을 목표로 파주출판도시 2단계 사업을 진행해왔다. 영화 및 출판업체 110여곳이 파주출판단지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책과 영화의 도시 건설본부’를 만들어 터를 닦고 건물을 세우고 있다. 1단계 사업(25만평)을 통해 300여개의 출판·인쇄업체가 파주출판단지에 입주했다. 이번 2단계 사업(22만평)을 통해 영화 업체들이 둥지를 튼다. 이은 명필름 대표는 “앞으로 영화를 통한 소통과 문화 창출의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화인들은 파주의 출판도시 속 ‘영화도시’가 안착하면 미국 할리우드와 같은 ‘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획에서부터 촬영, 편집, 녹음, 컴퓨터 그래픽, 색보정 등 영화 제작 전체 과정이 한 지역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대형 제작사 내부에 이런 완결 시스템을 갖췄지만, 우리는 개별 중소업체 사이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영화도시는 시민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명필름 아트센터는 영화관(160석)과 공연장(250석)을 갖췄으며, 영화와 건축 등을 주제로 한 북카페도 열었다. 기존 출판도시에 ‘지혜의 숲’이라는 도서관이 생겼듯, 영화관련 업체들도 각자 특성에 맞는 문화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한국영상자료원도 이곳에 제2수장고를 짓고 있어,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 구실도 할 수 있다. 영화 생산과 향유가 한 곳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건축적 의미도 깊다. 이날 공개된 명필름 아트센터와 영화학교는 건물의 접근성과 개방성, 투명성이 돋보였다. 사무실과 기숙사, 공연장 등 여러 기능이 한 건물 안에 어우러졌다. 승효상 건축가는 “영화를 만들면서도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어봤다. 영화인들이 나머지를 채워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1단계 출판단지에 들어선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루 시자의 대표작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등 주요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파주가 건축전시장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올해 초 운영을 시작한 명필름 영화학교는 매년 10명의 학생을 선발(2년 과정)해 무료로 배움과 숙식, 영화제작 기회를 준다. 시각디자이너 안상수는 이미 2012년 말부터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파티·PaTI)를 열었다. 파주는 새로운 배움터의 가능성도 개척하고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파주 #출판도시 #영화도시 #명필름 #영화 #문화 #건축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