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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찰청 사람들'로 MBC 복귀한 이경규

ⓒ연합뉴스

올해로 데뷔 35년째를 맞은 이경규는 무엇보다 무난함의 저력을 가진 방송인이다.

맏형으로 동생들을 이끌고(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어린이들의 구박을 받고(SBS TV '붕어빵'), 다른 사람의 사연을 들어주다가 티격태격하기도 하는(SBS TV '힐링캠프') 그는 어떤 그림에도 어울린다.

연령과 장르, 주제를 막론하고 노련하게 자기 것으로 요리해 온 이경규가 이번에는 작은 모험을 시도했다.

16년 만에 되살아난 MBC TV '경찰청 사람들 2015'(30일 오후 11시 15분 방송)의 단독 진행을 맡아 '범죄와의 전쟁'에 나서기 때문이다.

예능국에서 제작하는 '경찰청 사람들 2015'는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범죄 사건 재연 프로그램에 예능적인 요소를 더했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이경규는 "제가 맡았던 프로그램 중 제일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었는데 첫 녹화부터 어렵더라고요. 진지하게 진행하다가 중간에 웃겨야 하기도 하고, 또 분위기를 풀어주기도 해야 해요. 다른 사람의 불행한 사건을 다루는데 웃을 수도 없고, 또 그렇다고 웃음이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 수위 조절이 정말 어려운 프로그램입니다."

이경규는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재연 드라마를 본 후 현직 경찰들로 구성된 '특별수사본부'와 함께 사건을 추리할 예정이다.

그는 만만치 않은 프로그램이라고 계속 하소연하다가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첫 소감 소감을 묻는 말에는 "오래 방송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답하는가 하면 "제작진이 MC를 교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진이) 절 뺄 수 없도록 이미 만들어 놓았어요. 형사들과 이미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누어서 절 못 빼내도록 말이죠. 하하하."

이번 프로그램은 이경규가 7년 만에 MBC TV의 정규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20여 년간 몸담았던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만뒀고 그와 동시에 한동안 '이경규 위기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MBC에 돌아오려고 몇 차례 시도했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아 실패했어요. 사실 새 프로그램을 한다는 기분보다는 저의 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경규는 "그동안 MBC가 야속하게 느껴지지 않았느냐'는 이어진 물음에는 "그런 걸 티 내면 (MBC에) 돌아올 수 없다"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경규는 다시 하고픈 프로그램으로 텐트에서 잠을 청하면서까지 양재천 너구리를 찾아 헤맸던 '이경규의 다큐멘터리 보고서'를 꼽았다.

이경규는 요즘 딸과 함께 출연하는 SBS TV 관찰 예능 '아빠를 부탁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경찰청 사람들' 출연에 대해 딸과 이야기를 나눴냐는 물음에 "딸이랑 이야기 잘 안 해요"라면서 찬물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바둑을 한 수 잘못 두면 그냥 떠내려가 버리잖아요. 제가 나이도 위태위태한 때에요. 오락 프로그램은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져서 출연하는 사람이 힘이 드네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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