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역사상 첫 게이 바비돌 '밥'을 소개합니다(사진)

게이 밥은 40여년 전에 만들어진 13인치짜리 피규어다. 그렇다. 이 인형의 정체성은 게이다.

게이 밥은 1977년에 생산됐다. 이건 발명가 하비 로젠버그가 만들어 낸 상품이었는데, 로젠버그는 게이가 아니었다. 하여간 게이 밥에는 '세계 최초의 게이 돌'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1978년 AP통신의 기사에 의하면 하비 로젠버그는 게이 밥을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만남"이라고 묘사했다. 거대한 플라스틱 성기와 귀거리를 한 게이 밥은 마분지로 만든 옷장 속에서 여러 번 아웃할(튀어나올) 수 있게 만들어졌다. 게다가 게이 밥을 사면 '인형 옷 패션 카탈로그'도 함께 딸려온다. 그리고 거기에는 이런 설명이 있다.

"안녕 소년 소녀들, 그리고 성인들. 나는 세계 최초의 게이 인형인 게이 밥이야. 내가 왜 옷장 안에 들어있는지 다들 궁금할 거야. '옷장에서 나오다(Coming out of the closet)'는 게이들이 더 이상 자신의 존재를 숨기지 않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의미야."

게다가 이어지는 설명도 놀랍다.

"게이들은 스트레이트와 전혀 다르지 않아. 만약 모든 사람들이 옷장 밖으로 나올 수 있다면, 더 이상 화나고 답답하고 겁에 질린 사람들은 세상에 없을 거야. 물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야.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하지. 그러나 기억해, 게이 밥은 옷장에서 나와서 커밍아웃할 용기가 있어. 너도 그럴 수 있을 거야."

물론 게이 컬쳐가 완벽하게 주류 문화로 진입한 지금, 게이 돌이 뭐가 그렇게 충격적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1977년에는 동성결혼이 미국에서 불법이었을뿐더러, 많은 게이들이 커밍아웃하지 않고 옷장 속에서 갇혀 있었다. 사실 게이 밥은 생산되자마자 큰 논쟁거리가 됐다.

게이 밥이 등장한 1977년 이후, 많은 게이 돌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생겨난 많은 인형들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게이 밥은 여전히 40여 년 전 게이 밥을 만날 수 있었던 운 좋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있다. 만약 게이 밥을 만난 적이 없다면? 아래 사진으로 만나보시라.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Meet Gay Bob, The 'World's First Gay Doll'을 번역, 가공한 글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