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완구 자진사퇴론' 급부상

  • 허완
  • 입력 2015.04.20 08:06
  • 수정 2015.04.20 08:09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에 대한 여권의 기류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받는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순방 출국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귀국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때까지 분출됐던 여권 일각의 사퇴 불가피론이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주말을 거치면서 여권 내 이 총리 사퇴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공식적으로 청와대는 "대통령 귀국 때까지 지켜보자",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 귀국 때까지 일주일만 참아주길 바란다"(김무성 대표)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물밑기류는 다르다. 악화된 여론이 진정되기는 커녕 국정에 계속 부담이 되는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면서 이 총리 거취 문제에 대한 상황이 조기에 정리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7일까지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새누리당 중진 의원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들 말을 아껴서 그렇지 이 총리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도 "이 총리도 자신의 명예가 있으니 나름대로 명예로운 방법을 찾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시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55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 행사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나아가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이번 주말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박 대통령이 귀국한 뒤에 처리하는 그런 모습도..(가능할 것)"이라며 '선(先) 사의표명, 후(後) 처리' 방안까지 제시했다.

박 대통령의 순방 중인 현 시점에는 국정 공백 문제로 이 총리가 당장 관둘 수는 없으니 일단 사퇴 의사만 먼저 표명하고 이달 27일 박 대통령의 귀국 후 이 총리의 거취를 최종 정리하자는 것이다.

이 총리 거취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기류가 이처럼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이 총리를 둘러싼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 전 회장과 개인적 친분이 없다는 이 총리의 해명과 달리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과 주장이 날마다 나오면서 여권 내에서 이 총리 문제를 계속 가져가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 성완종 리스트 파문 초기에는 비박(비박근혜)계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이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다른 의원들 사이에서도 총리의 자진 사퇴론이 확산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총리 해임건의안 발의를 공식화하고 있는 점도 고려 요소다. '본회의 보고 후 24~72시간 내 처리' 규정에 따라 해임건의안 문제에 진전이 있으려면 새누리당의 국회 일정 합의가 선행돼야 하기는 하지만, 새누리당 입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를 정치공세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아가 '전패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4·29 재보선을 앞두고 여권 내에서 선제적인 대응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총리를 둘러싼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안보이지 않고 박 대통령이 돌아오기까지 남은 일주일간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큰만큼 이 총리 문제를 조기에 털어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선거 직전인 27일 귀국한다는 점도 시기적으로는 고려 요소다. 박 대통령이 돌아온 뒤 상황을 정리하면 너무 늦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 총리는 전날 '4·19 혁명 55주년 기념식'에 이어 이날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공식 일정을 지속하면서 국정 수행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 4·19 기념식 참석 후 "대통령께서 안 계시지만 국정이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던 이 총리는 이날 출근길에는 추가 의혹 등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여권 내 기류 변화를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이완구 #성완종리스트 #성완종 폭로 #이완구 사퇴 #새누리당 #성완종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