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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너무 '절박' 하다

  • 원성윤
  • 입력 2015.03.19 02:33
  • 수정 2015.03.19 02:35
ⓒ한겨레

청년실업률이 2012년 8.3%에서 해마다 상승 추세를 보이며 올 2월에는 16년 만에 가장 높은 11.1%나 됐다. 하지난 청년고용률도 2월 기준으로 2013년 39%에서 올 2월 41.1%로 소폭 상승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실업률과 고용률이 동시에 오르고 있는 것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려고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들을 다 흡수하기에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18일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일자리 찾기에 나서지 않던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들고 경제활동인구가 438만3000명으로 1년 전(434만2000명)보다 4만1000명 늘었다. 이 가운데 3만명은 일자리를 찾았고, 1만1000명은 실업자로 남았다.

청년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는 지난해부터 뚜렷해지고 있다. 2013년 2월 545만7000명이던 비경제활동인구가 지난해 2월 27만2000명이나 줄었다. 14만8000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실업자로 남은 청년이 10만2000명이다.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이 가능해야만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포함될 수 있다.

이처럼 취업에 나서지 않던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으려고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뭘까? 등록금 대출과 부모들의 조기은퇴로 경제적인 문제가 영향을 주거나, 갈수록 취업이 힘들어져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현영은 과장은 “갈수록 취업문이 좁아지니까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는 올해 상반기 지원이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를 잡으려고 거의 폭주하고 있다”며 “채용시장이 어려워지면 청년 구직자들은 하루빨리 취업하려고 뛰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던 청년들이 경제적 문제 등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일자리가 좋지 않더라도 일단 취업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등 일자리가 늘어난 것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50만명 이상 취업자가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 청년들이 구직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비록 청년고용률은 높아졌지만, 일자리의 질은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청년들은 제조업이나 숙박 및 음식점 쪽에 취업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를 보면,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처음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던 15~29살 청년은 76만1000명이나 됐다. 취업을 경험했던 389만5000명 중 19.5%로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15~19살 청년 중 69.5%는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20~29살에서도 비정규직 비중이 32%에 이른다.

올해는 30대 그룹에서 신규채용을 줄일 계획이어서, 좋은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30대 그룹에서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1년 전보다 6.3% 줄인 12만1801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정준영 정책국장은 “절박한 마음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들은 곧 실업자가 되고 다시 구직 포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기업은 신규채용을 줄일 게 아니라 정규직 채용을 늘려야 하고, 중소기업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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