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들 중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옮긴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까지 확인된 국내 확진자 28명의 역학적 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새롭게 확인된 29번째 환자는 이 통계에서 빠졌다.
이에 따르면, 확진자 28명 중 16명은 해외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 12명이 중국에서 감염된 사례다.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는 10명이며, 이들은 모두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 및 지인으로 파악됐다. 지역사회 감염은 없었다는 얘기다.
국내 감염 사례를 대상으로 추정한 평균 잠복기는 4.1일로 나타났고,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의 2차 전파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정 본부장은 설명했다.
다만 중국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일본에서도 해외여행력 등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고, 증상이 경미한 상태에서도 빠르게 전파될 수 있어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설명이다.
국내 누적 확진자 28명 중 남성은 15명, 여성은 13명이며 연령별로는 50대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적별로는 한국 국적자가 22명, 중국 국적자가 6명이었다.
최초 증상은 경미하거나 비특이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정 본부장은 설명했다. 발열과 인후통을 호소한 경우가 각각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입원 이후 검사에서 폐렴이 나타난 환자는 18명이었다.
한편 29번째 확진자(82세 남성)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동네병원 두 곳을 방문했다고 정 본부정은 밝혔다.
이 환자는 15일 오전 흉부에 불편감을 느껴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이후 영상검사(CT)상 폐렴 소견을 발견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고, 1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응급실에 방문하기 전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았으며 새벽 2시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이동되기 전까지 15시간 가량 이곳에 머물렀다. 현재 이 응급실은 폐쇄됐고 의료진과 직원, 환자 등 40여명은 격리 조치됐다.
정 본부장은 이 환자가 동네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감염력이 있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독이 완료되는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환자는 보건당국의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외국을 여행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정 본부장은 ”접촉자를 파악해 조치하는 게 우선이고 그 다음에 감염경로를 조사하게 된다”며 ”기존에 알려진 (국내) 확진자 또는 접촉자와 노출이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발열과 폐렴이 있지만 환자의 상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정 본부장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