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1월 22일 12시 31분 KST

힐러리 클린턴이 놀라울 만큼 직설적으로 버니 샌더스를 비판했다

샌더스에 대한 클린턴의 혹독한 비판은 민주당 경선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 나왔다.

ASSOCIATED PRESS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Hillary Clinton listens as Sen. Bernie Sanders, I-Vt. speaks during a campaign stop at the University Of New Hampshire in Durham, N.H., Wednesday, Sept. 28, 2016. (AP Photo/Matt Rourke)

″그는 의원으로 오래 활동했다. 그를 지지하는 의원은 한 명 뿐이었다.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도 그와 같이 일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이뤄낸 게 아무것도 없다. 그는 직업 정치인(일 뿐)이다.”

이것은 힐러리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에 대해 한 말이다. 트럼프가 아니라.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때로는 독설을 주고 받으며 치열하게 경쟁했고, 승자가 확정되자 단합을 외쳤으나 끝내 화해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관계는 앞으로도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버니 샌더스가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전부 다 헛소리이고 사람들이 거기에 빠져든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클린턴이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힐러리’에서 샌더스에 대해 했다는 말이다.

ASSOCIATED PRESS
FILE - In this Nov. 3, 2016 file photo,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Hillary Clinton and Sen. Bernie Sanders, D-Vt., appear at a rally at Coastal Credit Union Music Park at Walnut Creek in Raleigh, N.C. The tension between supporters of Bernie Sanders and Hillary Clinton resurfaced on Tuesday after the Vermont senator announced his second run for the White House. (AP Photo/Andrew Harnik)

 

클린턴은 곧 공개될 이 다큐멘터리를 주제로 할리우드리포터와 가진 인터뷰 도중 ‘지금도 샌더스를 그렇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샌더스가 대선후보로 지명되면 지지선언을 하겠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대신 그는 ”이 말은 하겠다”며 샌더스 캠프와 지도부, 지지자들이 벌였다는 ”경쟁자들, 특히 여성에 대한 가차없는 공격들”을 언급했다.

″사람들이 정말로 거기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 그가 이런 문화를 용인했다는 것, 용인했을뿐만 아니라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건 걱정스러운 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 후보에 대한) 모욕과 공격으로 선거운동을 펼치는 그런 길로 우리가 다시 돌아가려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샌더스 본인은) 거리를 두려고 할지 몰라도 선거캠프와 지지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거나 그들에게 ‘윙크’를 주고는 카말라 (해리스)나 엘리자베스 (워렌)을 공격하도록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것이 패턴이라는 점을 사람들이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SSOCIATED PRESS
FILE - In this March 6, 2016 file photo,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s Hillary Clinton, left, and, Sen. Bernie Sanders, I-Vt., argue a point during a Democratic presidential primary debate at the University of Michigan-Flint in Flint, Mich. Clinton is facing the most important debates of her life as she squares off against Donald Trump beginning Monday, Sept. 26, 2016 _ three high-stakes contests that could set the momentum for the remainder of the presidential campaign. (AP Photo/Carlos Osorio, File)

 

클린턴은 샌더스가 사석에서 워렌에게 ‘여성 후보로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는 최근 불거진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다. 샌더스는 의혹을 극구 부인했지만 진보 진영을 대표하며 ‘동지적 관계’를 이어왔던 두 사람의 관계는 꽤 소원해진 상태다.

″딱 한 번 그런 거라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2016년 경선 당시) 내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나는 그보다 경험도 더 많았고, 훨씬 더 많은 일을 해냈지만 그는 그런 식으로 나를 공격했다.”  클린턴이 말했다.

″사람들이 (이런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랄 뿐이다. 바라건대 우리는 사람들을 하나로 단합시키려 하는 대통령을 뽑기를 원하지, 현 (트럼프) 정부에서 우리가 봐왔던 것처럼 눈을 감거나 그런 식의 모욕과 공격, 비하, 모멸적 (공격) 행동들에 오히려 보상을 주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ASSOCIATED PRESS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Hillary Clinton and Sen. Bernie Sanders, I-Vt. arrive for a panel discussion at the University Of New Hampshire in Durham, N.H., Wednesday, Sept. 28, 2016. (AP Photo/Matt Rourke)

 

샌더스에 대한 클린턴의 혹평이 보도되자 민주당 내 분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똘똘 뭉쳐서 트럼프에 맞서야 할 상황에서 내부 분열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경선이 임박하면서 후보들 사이에서 상대방에 대한 비판이 격해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민주당원이 다른 민주당원을, 특히 그런 개인적 공격들로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008년과 2016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두 번 모두 클린턴을 지지했다는 민주당 텍사스주 지구당 위원장 질베르토 이노호사가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NYT는 샌더스에 대한 클린턴의 감정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클린턴이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샌더스를 그처럼 혹독하게 비판한 것에 클린턴의 오랜 측근들조차 놀랐다고 전했다.

 

샌더스는 최대한 충돌을 피하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오늘 내 초점은 미국 역사상 기념비적인 순간에 맞춰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탄핵재판이다. 우리는 함께 앞으로 전진해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을 꺾을 것이다.”

‘아무도 샌더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클린턴의 발언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샌더스는 ”좋은 날에는 아내가 나를 좋아하기도 한다”는 농담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 문제는 그걸로 끝내자.”

클린턴도 상황을 수습하려는 듯 한 걸음 물러섰다. ”나는 모두가 나의 정확한, 있는 그대로의 의견을 원하는 줄 알았다!” 클린턴이 트위터에 적었다.

 

클린턴은 ”우리나라와 세계에 있어서 최우선 과제는 트럼프를 퇴직시키는 것이며 나는 언제나 그랬듯 우리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성이자 유력 정치인으로서 클린턴의 삶을 조명한 이 다큐멘터리는 25일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뒤 3월6일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