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2월 09일 17시 59분 KST

과학자들이 식물이 스트레스 받을 때 지르는 비명 소리를 녹음했다

농업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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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September 2019, Mecklenburg-Western Pomerania, Klein Trebbow: Juliette Lahaine cultivates the tomato plants in one of the greenhouses of the SoLaWi farm. The Solawi Farm celebrates its 25th anniversary. The farm with sheep, year-round grazing cattle, pigs, geese, milk processing and a nursery is financed by more than 100 shareholders who receive "harvest shares". Photo: Jens Büttner/dpa-Zentralbild/dpa (Photo by Jens Büttner/picture alliance via Getty Images)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이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내는 초음파 비명을 녹음했다. 식물에도 감각기가 있어 보고, 듣고, 느낀다는 사실은 다른 연구를 통해 알려진 바 있으나 소리를 내는 현상을 녹음한 건 처음이다. 

지난 2일 BioRvix에 공개된 연구에서 텔아비브 대학의 연구진은 토마토와 담배풀을 물이 모자란 환경, 가지가 부러진 환경,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 두고 각 실험군에서 나는 소리를 녹음했다.

연구진이 식물에서 10cm 떨어진 곳에 놓아 둔 마이크로폰에 20~100KHz의 주파수를 가진 소리가 녹음됐는데, 이는 몇몇 곤충이나 포유류의 가청범위에 들어간다. 다만 사람은 들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대조군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연구진은 ”물 부족 상황에 놓인 토마토는 시간당 35번, 담배풀은 11번의 소리를 냈고 줄기를 잘랐을 때 토마토는 25번, 담배풀은 15번의 소리를 냈다”라며 ”반면 스트레스가 없는 상황의 식물은 시간당 1번 이하의 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머신 러닝 모델을 활용해 이 소리의 강도와 주파수를 분석해 줄기 절개와 물 부족 스트레스에 따른 소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식물은 초식 동물에 의해 잎이나 가지가 뜯기거나 수분이 모자라면 냄새가 나는 화합물을 분비하거나 색과 모양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 동물이 식물의 이러한 반응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여전히 연구 중이며 심지어 식물이 다른 식물의 냄새에 반응한다는 연구도 있다. 텔아비브 대학의 연구진은 이들 식물이 내는 소리가 몇몇 곤충에게 일종의 음성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는 작물 재배에 매우 유의미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연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뉴사이언티스트에 ”우리는 지금까지 식물의 세계가 조용하다고 여겨 왔다”라며 ”이번 발견은 식물의 세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정말 농업에 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영국 왕립식물원의 앤 비셔는 뉴사이언티스트에 ”실제 농작물의 재배 환경에서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기계를 설치하는 비용이 너무 과하지 않으면 정밀 농업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