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0월 23일 10시 48분 KST

구글 유럽 본토 최대 사무실에서 노조설립 회의를 훼방하는 일이 벌어졌다

'좀 더 다양한 관점'이라는 말이 나왔다.

Michael Short via Getty Images
지난 5월 1일 사내 성희롱 사건과 사후 조치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연좌 농성 중인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의 구글 캠퍼스. 

십수 명의 전업 근무자들이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유럽 본토 최대의 구글 사업장에서 노조 설립에 대한 회의를 하려는 것을 구글 관리자들이 취소하려다 갈등이 생겼다. 유럽 본토 최대의 사업장에서 노조 설립을 두고 벌어진 긴장 상황은 현재 구글 직원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에서는 ‘스위스의 노조들‘이라는 타이틀로 일종의 간담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구글 직원들이 조직한 이 행사에는 스위스의 언론 통신 노조 ‘신디콤’에서 두 명의 연사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인터넷 매체 복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구글의 유럽 사업장 관리자 측에서 해당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사측은 이 이메일에서 대신 구글이 자체적으로 노동법과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더 다양한 연사와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디콤’과 같은 노조를 산별 노조라 한다. 구글처럼 노조가 없는 회사에서 노조를 조직하면서 자신들 회사의 직종에 맞는 산별 노조 산하로 들어가 연대하기도 한다. 직종이 비슷한 기업끼리는 회사에 대한 대응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이번 조치는 외부 노조와 구글 내부의 노조 조직 세력을 차단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 일이 취리히 오피스 내외부에 알려지자 직원들은 분노했다. 사측은 행사를 취소했지만, 구글의 직원들은 사업장 내에 있는 회의실에서 이 행사를 강행했다. 아직 사측은 이들이 외부인사를 초청해 무허가 회의를 한 일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아무런 입장도 내고 있지 않다.

복스에 따르면 소위 ‘사무직 문화‘는 변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화이트칼라’로 분류되는 사무직들은 노조에 가입하기를 꺼리거나 주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구글을 비롯한 테크 기업들에서 마저 노동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테크 기업의 노동자는 보수는 높으나 과도한 업무 시간으로 인해 일과 삶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피츠버그에 있는 구글 하도급 업체에서 1년에 4만 달러(약 46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연봉)를 받고 병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직원들이 노조 설립 투표를 한 바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