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고, 충돌을 회피해서는 미국을 '치유'할 수 없다.
노회찬과 심상정으로 상징되던 정의당 1세대가 저물었다.
2018년 3개의 소규모 노동조합이 들어섰지만 사실상 활동은 없었다.
촛불정국으로 드러난 시민들의 자각과 엄중한 요구에 비해 경제시스템이나 재벌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실제 조건이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물산 합병을 도왔던 보건복지부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보여주었듯 거대 경제권력에 포획된 정부와 관료, 재벌체제로부터 이득을 챙겨온 기득권세력과 이재용체제를 만든 공모자들의 조직적 반발이 그런 경우이다.
우리나라에선 각 부문의 파워 엘리트들이 대기업 사외이사자리를 노리며 재벌총수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영혼을 판다. 특히 고위 관료들과 판검사, 중진학자들 가운데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사외이사제도는 재벌총수의 경제력남용을 억지하기는커녕 사회지배력을 확장시켜주는 역기능을 수행한다. 반면에 근로자이사제가 도입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노동조합이나 종업원들이 선임하는 근로자이사는 지배주주=재벌총수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한국적 맥락에서는 이 점이 중요하다. 근로자이사야말로 재벌총수의 회사기회 유용 등 배임행태를 억제할 수 있는 진짜 사외이사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