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0월 02일 17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0월 02일 17시 44분 KST

뉴욕타임스가 다양한 각도로 찍힌 홍콩 경찰 '실탄 발포' 영상을 분석했다

경찰관은 발포 경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NICOLAS ASFOURI via Getty Images
9월29일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폭동 혐의로 체포, 기소된 홍콩 시위 참가자 96명에 대한 재판이 열린 2일, 법정 바깥에서 이들을 지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9년 10월2일.

중국 건국 70주년이었던 1일, 중국 본토와 가까운 홍콩 북부 췬완 지역에서 홍콩 경찰은 고등학생 시위 참가자에게 실탄을 발사해 부상을 입혔다. 전 세계 언론들은 이 순간이 담긴 영상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지난 6월 시위가 시작된 이래 홍콩 경찰이 곤봉, 최루가스, 고무탄, 빈백탄, 물대포 등을 진압에 동원하거나 ‘경고사격’ 용도로 실탄을 발사한 적은 있지만 시위자를 향해 실탄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다양한 각도에서 찍힌 영상을 모아 당시 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이 영상은 홍콩대학교 학내언론 ‘캠퍼스TV’ 기자가 촬영한 것으로, 이 곳의 다른 기자가 제공한 것이라고 NYT는 밝혔다

영상을 보면, 총에 맞은 시위자는 진압경찰관 한 명을 뒤쫓던 다른 10여명의 시위자들의 행렬에 가담하는 모습에서 처음 등장한다.

검정색 옷을 입은 시위자들은 바닥에 넘어진 경찰관을 폭행하기 시작한다. 우산을 든 사람도 있었고, 일부 시위자는 쇠파이프로 보이는 물건, 쇠망치, 렌치(스패너)를 휘둘렀다.

그러자 인근에 있던 경찰은 최루가스 발포를 시작으로 해산에 나선다. 한 경찰관은 한 시위자에게 권총을 겨눴고, 뒷걸음질 치는 시위자를 향해 발길질을 하더니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다른 시위자에게 곧바로 총을 발사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이 시위자는 총에 맞기 직전 경찰관을 향해 쇠파이프로 보이는 물건을 휘둘렀다. 경찰관은 1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그의 가슴 쪽을 향해 총을 발사한다.

총에 맞은 시위자는 비틀거리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시위대는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그 때 시위 참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총에 맞아 쓰러진 시위자를 일으켜 세우려 다가오지만, 경찰관 한 명이 달려들어 그를 넘어뜨린 뒤 제압을 시도한다.

그 뒤 진압경찰관 두 명은 일제히 한 방향을 향해 권총을 겨눈다. 한 명은 최루가스 캔으로 보이는 물건을 겨눈다.

NYT는 이 장면을 클로즈업 해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총을 발사한 경찰관은 고무탄이 장전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총과 최루가스 캔도 소지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총에 맞은 시위자가 쓰러져 있지만 경찰관들 중 어느 누구도 응급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ASSOCIATED PRESS
People display opened palm with five fingers, signifying the five demands of anti-government protesters during a march at Central district in Hong Kong, Wednesday, Oct. 2, 2019. Thousands marched in the business district denouncing the police shooting of a teenage protester during widespread anti-government demonstrations that marred China's National Day. (AP Photo/Felipe Dana)

 

NYT는 또 영상을 분석한 결과 경찰관이 실탄을 발사하기 전 발포를 경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급박한 생명 또는 심각한 부상의 위협’이 있을 경우에 한해 총기를 사용해야 하고, 이 때에도 시위자에게 분명히 발포 경고를 해야 한다는 유엔의 권고(법집행관 행동강령, 법집행관의 무력 및 화기 사용 기본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게 NYT의 설명이다. 

반면 홍콩 경찰은 당시 해당 경찰관이 근거리에서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탄 발포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또 구두로 발포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실탄을 발사한) 경찰관은 자신과 동료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을 느꼈다. 그는 공격자들을 막기 위해 총기 사용을 결정했다. 우리는 합당하고 합법적인 결정이었다고 본다.” 홍콩 경찰청장 스티븐 로가 1일 밤 늦게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러나 이날 경찰의 실탄 사격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시위대는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진상조사를 요구해왔으며, 이는 5대 요구사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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