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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01일 17시 26분 KST

소비자물가가 집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0.4% 하락해 공식적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수점 한자릿수까지 기록되는 공식 상승률에는 보합으로 기록됐지만, 지난달 물가지수도 0.038%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2015년=100)로 전년 대비 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인 것은 196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오차 가능성 등을 고려해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로 보는) 공식 물가 상승률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최근의 기저 효과 등이 완화되는 연말 이후에는 물가 상승률이 0% 중반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달에 걸쳐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가 현실화됐지만, 통계청은 여전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달부터 무상교육이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면 시행되는 등 정책 효과가 컸고, 국제 유가도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여름 ‘역대급’ 폭염 탓에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던 기저 효과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날 품목성질별 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 개인서비스 등은 지난해보다 물가가 뛰었지만, 공공서비스, 석유류, 농축수산물 등은 물가가 내렸다. 특히 농산물은 지난해보다 13.8%나 떨어져 전체 물가를 0.69%포인트 끌어내렸다. 이 밖에도 석유류는 0.26%포인트, 공공서비스는 0.17%포인트 전체 물가 하락에 기여했다.

반면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민감한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도 전달보다 4.4포인트 상승해 수요 측면의 부진에 따른 추세적인 물가 하락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두원 과장은 “9월부터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돼 고교 납입금이 36.2% 하락하고, 학교 급식비도 57.8% 떨어졌고,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생산량이 증가한 농산물의 경우 하락세가 더 확대됐다”고 말했다.

물가 당국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차단하고 나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최근 몇 달간의 물가 흐름이 디플레이션 징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9월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작년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것의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현재 마이너스 물가가 나타나고 있지만 한번 내려간 물가가 추세적으로 더 하락하지 않고 그 단계에서 고정되는 레벨 효과에 가까워서 디플레이션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인구구조의 변화, 투자의 양상 변화, 온라인 유통의 확산 등 요인에 따라 장기적인 부진이 나타나는 국면이어서. 유동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도 “예상한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어 디플레이션 우려 등 단기적인 충격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지속되는 수요 부진과 경기 위축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각종 정책 조합을 시행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