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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 : 달라진 건 단 하나, '우크라이나 스캔들'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탄핵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 허완
  • 입력 2019.09.25 13:49
U.S. President Donald Trump ATTENDS a bilateral meeting with Iraq's President Barham Salih on the sidelines of the annual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September 24, 2019. REUTERS/Jonathan Ernst
U.S. President Donald Trump ATTENDS a bilateral meeting with Iraq's President Barham Salih on the sidelines of the annual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in New York City, New York, U.S., September 24, 2019. REUTERS/Jonathan Ernst ⓒJonathan Ernst / Reuters

워싱턴 - 9월24일, 미국 하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하원의원들조차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잘 설명하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경쟁자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외국 정부의 도움을 구하려 했다는 의혹에 민주당 정치인 십여 명이 탄핵을 요구하고 나선 다음 날인 24일 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캘리포니아)은 마침내 ‘공식 탄핵조사’ 개시를 선언했다.

펠로시가 몇 달 동안 탄핵 추진을 꺼려왔던 것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한 진전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펠로시가 탄핵조사(impeachment inquiry)만을 언급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펠로시는 이 부분을 강조해서 말하기까지 했다.

“하원은 공식적 탄핵조사를 개시한다.” 카메라 앞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펠로시가 말했다. “나는 우리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원회 여섯 곳에 탄핵조사라는 범주 안에서 (트럼프 및 트럼프 일가에 대한 기존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의원들은 이 발표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진보 성향 하원의원들의 모임인 ‘의회진보모임’의 공동의장 프라밀라 자야팔(민주당,워싱턴)은 이날 민주당 전체 비공개 회의에 앞서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후에도 자야팔은 이 소식이 중대하다고 했지만, 그 이유를 잘 설명하지는 못했다.

“나는 펠로시가 탄핵조사에 전력을 쏟으라고 말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탄핵조사를 하고 있지만 혼란이 좀 있었다.” 자야팔의 말이다. 

지난 12일, 하원 법사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탄핵 조항을 적용할지 검토’하기 위한 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위해 위원장이 청문회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원칙적으로는 이것만으로도 위원회가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자료 제출 소송에 큰 도움이 된다. (트럼프 정부는 트럼프의 납세 내역 등의 정보를 얻어낼 ‘정당한 법적 목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며, 민주당은 탄핵 가능성이 바로 그 법적 목적에 해당한고 맞서왔다.)

House Speaker Nancy Pelosi of Calif., reads a statement announcing a formal impeachment inquiry into President Donald Trump,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Tuesday, Sept. 24, 2019. (AP Photo/Andrew Harnik)
House Speaker Nancy Pelosi of Calif., reads a statement announcing a formal impeachment inquiry into President Donald Trump,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Tuesday, Sept. 24, 2019. (AP Photo/Andrew Harnik) ⓒASSOCIATED PRESS

 

그러나 24일은 탄핵 시도의 새로운 국면이 열린 날이었다.

2017년 초부터 탄핵을 강력히 지지해온 재러드 허프맨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은 탄핵에 대해 법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하더라도 이건 큰 변화라고 말했다.

“펠로시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증거가 있고, 이를 성사시킬 만큼의 표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탄핵)조사를 시작하지 않을 거라고 명확하게 말해왔다. 그런데 지금 펠로시는 ‘조사를 시작하라’고 말하고 있다.”

허프맨은 빠르게 밝혀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민주당 전체를 뭉치게 했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과 그 아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라고 압박하면서 군사적 지원 중단을 위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외국 지도자에게 사실상 2020년 미국 대선 개입을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는 행위다.

즉, 탄핵에 대해 큰 변화가 생긴 진짜 이유는 펠로시도, 탄핵을 주장하고 나선 의원들도 아니다. 바로 트럼프의 행동이다.

그러나 의회 차원에서 달라진 것은 아직 없다.

하원에서 탄핵안에 대한 투표가 열릴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법사위 소속 제이미 래스킨 의원(민주당-메릴랜드)은 “우리는 탄핵조사를 벌이는 중이고, 더욱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미 진행 중이라는 탄핵 조사를 펠로시도 지지하고 나섰지만, 이 조사가 말처럼 엄청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펠로시 하원의장의 발표에 만족한다.

“심볼리즘은 중요하다. 말은 중요하다.” 오래 전부터 탄핵을 지지해온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이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이번 주말 쯤이면 우리가 탄핵조사를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당신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마이크 퀴글리 하원의원(민주당,일리노이)은 어떤 형태로든 탄핵안에 대한 투표는 있겠으나 어떤 내용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퀴글리가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Protesters with 'Kremlin Annex' call to impeach President Donald Trump in Lafayette Square Park in front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Tuesday, Sept. 24, 2019. House Speaker Nancy Pelosi of Calif., announced a formal impeachment inquiry into President Donald Trump. (AP Photo/Carolyn Kaster)
Protesters with "Kremlin Annex" call to impeach President Donald Trump in Lafayette Square Park in front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Tuesday, Sept. 24, 2019. House Speaker Nancy Pelosi of Calif., announced a formal impeachment inquiry into President Donald Trump. (AP Photo/Carolyn Kaster) ⓒASSOCIATED PRESS

 

“큰 차이점은 하원의장 - 하원의장! -이 탄핵이라는 단어를 말했다는 것이다.” 브렌다 로렌스 하원의원(민주당, 미시간)의 말이다. “대통령의 행동이 탄핵 당해 마땅하다고 느꼈다고 공식적으로 말하겠다. 이제 우리의 지도자인 하원의장이 이렇게 말했다는 건 대통령이 탄핵 당할 지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명백히 규정했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벌여왔던 위원회 차원의 수사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묻자 로렌스는 “우리는 모두 함께 한다”고 답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콕 집어 말하라면, (트럼프의) 이러한 잘못된 행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내가 처음 보는 수준의 단합이 있다는 점이다.” 오래 전부터 탄핵 조사를 주장해온 라자 크리시나무르티 하원의원(민주당, 일리노이)의 말이다. “명확해졌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발표로 인해 하원이 탄핵안 투표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 크리시나무르티가 말했다.

탄핵조사에 대한 하원 전체 표결 계획은 아직 없지만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듯하므로 달라질 가능성은 늘 있다.

백악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의 7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통화에 대해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내부고발자는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에게 요청했다.

“우리는 논의를 벌이고 있으며 가능하면 이번 주에 내부고발자의 증언을 듣기를 기대하고 있다.” 애덤 시프 정보위원회장(민주당, 캘리포니아)이 24일에 쓴 트윗이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하원이 재빠르게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몇 달 동안 로버트 뮽러 특검 보고서 공개를 미뤄왔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 내부 고발자의 제보는 민주당의 관심을 끌었으며 선을 넘게 만든 듯하다.

자야팔의 말처럼,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대통령의 밑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법을 어겼다는 의혹이기 때문에 특히 심각하다.

“도널드 트럼프가 ‘스모킹 건’이다.” 자야팔의 말이다.

 

* 허프포스트US의 Nothing Has Technically Changed, But Impeachment Is Still Entering A New Stag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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