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8월 01일 14시 03분 KST

강경화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철회 요청에 확답 없었다”

별 다른 소득 없이 회담이 끝났다

뉴스1

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태국 방콕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를 멈추라는) 요청은 분명히 했다”며 “(배제 조치가 강행될 경우) 양국관계에 올 엄중한 파장에 대해서도 분명히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26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등 아세안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부터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강경화 장관이 이날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외무상을 만나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고 화이트 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률안 개정 추진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날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일본 쪽의 기자 브리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우리 쪽 요구)에 대해서는 확답이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은 2일 각료회의를 열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일 외교장관의 이번 만남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인 지난달 4일 일본이 대한국 수출규제 조처를 취한 뒤 처음이다. 회담은 55분 동안 한국어와 일본어 통역으로 진행됐다.

일본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이달 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검토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내일(2일) 각의 결정으로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조치, 대응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은 수출 규제 조치 이유로 안보상의 이유를 들고 있다. (그렇다면) 한-일 안보의 틀에서 여러가지 요인들을 우리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일 안보 협력의 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기업 자산 매각 연기 등을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는 “일본 측의 원론적인 입장 표명이 있었다”다고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은 미국이 한-일 갈등과 관련해 ‘분쟁 중지 협정’(standstill agreement)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여러 기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의) 중재 이전에 우리쪽에서 이 수출 규제 문제, 또 한-일 간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서 협의를 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 간에는 협의를 통해서 해결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양쪽 대표단은 한국의 경우 강 장관을 비롯해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 국장과 통역 담당자가, 일본 쪽에서는 고노 외무상과 함께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통역 담당자가 배석했다.

애초 배석자는 이보다 많은 7명씩이었지만, 회담이 시작하고 10분 뒤 장관과 담당 국장을 제외한 나머지 당국자들은 회담장에서 빠져 나왔다. 회담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회담을 모두 마친 뒤 강 장관이 고노 외무상과 함께 약 3분동안 별도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이날 오전 8시40분(현지시각) 이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처음 만나 악수했다. 회담장에 먼저 모습을 드러낸 강 장관은 바로 뒤따라 들어오는 고노 외무상에게 “웰컴(welcome·환영한다)”이라고 짧게 이야기 한 뒤 악수를 청했고, 이에 고노 외무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맞잡았다. 두 장관 모두 굳은 표정이었다.

이어 손은 맞잡은 채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취재진을 향해 나란히 섰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두 장관이 자리에 앉은 뒤 취재진이 자리를 뜨기 전까지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두 장관은 모두 입을 꾹 다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앞서 회담 시작 전 고노 외무상은 ‘한국과 회담에 임하는 각오가 어떤지’, ‘이번 회담이 관계 개선으로 연결될 것 같은지’를 묻는 일본 취재진의 말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