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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탈 비행기가 '보잉 737 Max 8'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 (업데이트)

보잉 737 Max 8을 운용중인 항공사들(전체 목록)도 확인해보자.

  • 허완
  • 입력 2019.03.12 18:22
  • 수정 2019.03.13 02:56
ⓒVCG via Getty Images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사고 기종인 ‘보잉 737 Max 8’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최신형 비행기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두 대나 추락한 보기 드문 사건이 벌어진 탓이다.

이번에 추락한 비행기는 지난해 10월 추락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와 동일한 기종이다. 중단거리 여객기 베스트셀러 보잉 737 시리즈의 차세대 모델, 보잉 737 Max 8이다. 

허프포스트는 당신이 이 비행기에 대해 알아야 할 정보들을 정리했다.

 

ⓒStephen Brashear via Getty Images

 

보잉 737 Max 8은 어떤 비행기인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여객기는 100~2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중·단거리 여객기다. 양쪽 날개에 하나씩 엔진이 달렸고(쌍발기, twin-engine jet), 복도 양측으로 좌석이 배치되는(협동체, narrow-body) 구조다. 한국을 기준으로 하면 국내선과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권 노선을 커버할 수 있는 정도다.

중·단거리 여객기 시장은 보잉 737 시리즈(1968년 데뷔)와 에어버스 A320 시리즈(1988년 데뷔)가 양분해왔다. 보잉 737은 1만대 넘게 판매됐고 A320은 8700여대 가까이 판매됐다. 보잉 737은 민간 여객기 중 역대 가장 많이 생산된 비행기이기도 하다. 

중·단거리 노선만 취급하는 항공사들 중에는 보잉 737만 운용하는 곳도 있다. 세계 최대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미국)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모든 비행기를 보잉 737 시리즈로 운용하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보잉 737 Max 8은 737-800(1997년 데뷔)을 계승하는 4세대 모델로 2017년에 상업 운항을 개시했다. 737 Max 시리즈는 길이와 항속거리에 따라 다시 세부 기종 7, 8, 9, 10으로 나뉘며, 737 Max 시리즈는 현재까지 총 350대가 항공사들에 인도됐다. 

이전 세대(3세대)의 보잉 737 시리즈와 최신형인 보잉 737 Max 시리즈는 이름만 비슷할 뿐 완전히 다른 비행기다. 엔진도 다르고, 시스템도 다르다. 이번에 기체 결함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건 ‘보잉 737 Max 8’이다.

보잉 737-800으로 대표되는 3세대 기종은 정상적으로 운항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33대), 제주항공(40대), 이스타항공(19대), 진에어(23대), 티웨이항공(26대)이 3세대 보잉 737 시리즈를 운용중이다.

보잉 737 Max 시리즈는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엔진 효율과 항속거리를 크게 늘린 게 특징이다. 항공사들의 입장에서는 연료비가 절감돼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먼 거리의 노선에도 취항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매력이다. 

 

ⓒANDREW CABALLERO-REYNOLDS via Getty Images

 

보잉 737 Max 8에 정말 문제가 있나?

이번에 발생한 에티오피아항공 302편 추락 사고는 지난해 10월 추락한 라이온에어 610편과 유사한 점이 있다. 두 비행기 모두 이륙 직후에 문제가 발견돼 조종사들이 관제탑에 회항을 요청했고, 추락 직전 급상승과 급하강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고도를 나타냈다.

라이온에어 추락사고 중간 조사 결과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다. 737 Max에 새로 도입된 자동 운항 시스템이 오작동했을 수 있다는 것. 특히 조종사들에게 실속(stall ;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이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교육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라 나왔다. 

라이온에어 추락사고 이후 보잉과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논의를 벌였다. 애초 계획은 1월초까지 자동 운항 소프트웨어 수정을 완료하고 새 시스템에 대한 세부 교육 매뉴얼을 업데이트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4월로 미뤄진 상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탑승객 157명 전원이 숨진 에티오피아항공 302편 추락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탑승객 189명 전원이 사망한 라이온에어 610편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는 8월에야 나올 예정이다.

이번 사고가 5개월 전 사고와 비슷한 이유 때문에 벌어졌는지 여부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기체 결함 여부를 섣불리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FAA는 737 Max 8의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보잉 역시 항공기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음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항공 추락사고에 대한)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됐으며, 어떤 결론을 내리거나 어떠한 조치를 취할 만한 데이터는 현재까지 제공되지 않았다.” FAA가 11일 밝힌 입장이다.

CNN은 항공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고 소개했다. FAA 출신 데이비드 수시는 ”특정 비행기 모델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이번 사례의 경우는 그렇게 말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일했던 피터 고엘즈는 ”운항 중단은 성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VCG via Getty Images

 

중국은 보잉 737 Max 8 운항을 중단했다던데?

일부 국가의 항공 당국이나 항공사들은 ‘예방 조치’ 차원에서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기 시작했으며,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유럽 항공안전청은 EU 내 이착륙과 운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당 기종의 운항을 승인한 규제당국(이번 사건의 경우는 미국 FAA)이 운항 중단 여부를 결정하면 다른 국가들이 이에 따르는 게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보이콧’ 움직임은 중국이 시작이었다. 중국 항공당국은 자국 항공사들에게 해당 기종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13개 항공사가 운용중이던 96대의 보잉 737 Max 8 비행기들이 11일 일제히 운항을 멈췄다. 

사고 당사자인 에티오피아항공(5대)을 비롯해 영국령 케이맨제도의 케이맨항공(2대)도 보잉 737 맥스 8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12일이 되자 그 목록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날 인도네시아 항공당국, 말레이시아 항공당국은 각각 운항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국영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1대)과 라이온에어(10대)가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다. 말레이시아 국적 항공사 중 해당 기종을 운용하는 곳은 없지만, 이 비행기의 이착륙과 영공 통과가 금지됐다.

브라질 2대 항공사인 골항공(7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컴에어항공(1대), 멕시코의 플래그 캐리어 아에로멕시코(6대), 몽골 국영 MIAT 몽골항공(1대), 아르헨티나항공(5대) 등도 속속 운항 중단 대열에 합류했다.

싱가포르 항공당국도 12일 중국과 비슷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실크항공(6대)이 운항 금지 조치의 영향을 받았다.

호주도 해당 기종의 호주 내 운항을 일시 금지한다고 밝혔다. 호주 항공사들 중에서는 이 비행기를 운용하는 곳이 없으며, 호주에 취항하는 싱가포르 실크항공과 피지항공이 금지 조치의 적용 대상이다. 이 중 실크항공은 이미 운항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오만 항공당국도 해당 기종의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금지시켰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운항 금지 및 중단 행렬은 유럽으로도 번졌다.

날이 밝아오자 영국 항공당국도 12일 공식 보도자료에서 보잉 737 Max 8과 Max 9에 대한 영국 내 착륙과 이륙, 영공 통과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처음이다. 영국에 등록된 기체는 일체 운항이 금지되며, 해외에 등록된 기체는 영국에 진입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영국에 취항중인 TUI플라이는 유럽 내에서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곧바로 프랑스 항공당국도 보잉 737 Max 8의 자국 내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아일랜드 항공당국도 똑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보잉 737 Max 8을 운용중인 노르웨이항공도 12일 운항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아이슬란드항공도 해당 기종의 운항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고객들에게 안내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탈리아, 폴란드(737 Max 8, 9), 벨기에, 네덜란드, 노르웨이, 독일 항공당국도 이 비행기의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급기야 유럽항공안전청(EASA)는 성명을 내고 유럽 전역에서 보잉 737 Max 8과 Max 9의 운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기종은 EU 내 이착륙과 영공 통과가 전면 금지됐다.

ⓒBoeing

 

한국의 경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을 촉구하는 글이 잇따랐다. 국내 항공사들 중에서 가장 먼저 해당 기종을 도입해 운용중인 이스타항공에는 탑승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해당 기종을 주문했으나 아직 인도 받지 못했다.

결국 이스타항공은 12일 당분간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승객들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WSJ은 예약한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아메리칸항공을 자주 이용하는 탑승객이자 다음주에 두 차례 Max 8 항공편을 이용할 예정이었다는 데이비드 T. 스티븐스씨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들이 알아내기 전까지 나는 그 비행기를 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건의 사고가 이렇게 자주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위험 신호다. (기체 결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세 번째 (사고)가 필요한가?” (월스트리트저널 3월11일

 

ⓒNurPhoto via Getty Images

 

보잉 737 Max 8을 운용중인 항공사들 (전체 목록)

반면 상당수의 항공사들은 운항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보잉 737 Max 8을 운용하고 있는 세계 항공사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다만 등록 대수와 실제 운용중인 숫자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항공기 등록부호가 나왔지만 아직 항공사들로 인도되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 각사 통계 및 항공기 정보사이트 자료 기준. 3월13일 02:40 현재. 

사우스웨스트항공(미국) : 35대 

에어캐나다(캐나다) : 24대

아메리칸항공(미국) : 24대

중국남방항공(중국) : 24대 (운항 중단)

노르웨이항공(노르웨이) : 18대 (운항 중단)

중국국제항공(중국) : 15대 (운항 중단)

TUI플라이(독일 등) : 15대 (운항 중단) 

스파이스젯(인도) : 12대

웨스트젯(캐나다) : 13대

하이난항공(중국) : 11대 (운항 중단)

상하이항공(중국) : 11대 (운항 중단)

플라이두바이(UAE) : 11대

터키항공(터키) : 11대

샤먼항공(중국) : 10대 (운항 중단)

라이온에어(인도네시아) : 10대 (운항 중단)

제트에워웨이즈(인도) : 8대

스마트윙즈(체코) : 7대 (운항 중단)

산동항공(중국) : 7대 (운항 중단)

골항공(브라질) : 7대 (운항 중단)

선전항공(중국) : 5대 (운항 중단)

실크항공(싱가포르) : 6대 (운항 중단)

아에로멕시코(멕시코) : 6대 (운항 중단)

아르헨티나항공(아르헨티나) : 5대 (운항 중단)

폴란드항공(폴란드) : 5대 (운항 중단)

오만항공(오만) : 5대 (운항 중단)

아이슬란드항공(아이슬란드) : 5대 (운항 중단)

에티오피아항공(에티오피아) : 4대 (운항 중단)

중국동방항공(중국) : 4대 (운항 중단)

선윙항공(캐나다) : 4대

럭키항공(중국) : 3대 (운항 중단)

9에어(중국) : 3대 (운항 중단)

에어이탈리아(이탈리아) : 3대 (운항 중단)

케이맨항공(영국령 케이맨제도) : 2대 (운항 중단)

이스타항공(한국) : 2대 (운항 중단)

피지항공(피지) : 2대

푸저우항공(중국) : 2대 (운항 중단)

쿤밍항공(중국) : 2대 (운항 중단)

오케이항공(중국) : 2대 (운항 중단)

S7항공(러시아) : 2대

엔터에어(폴란드) : 2대 (운항 중단)

로얄에어모로코(모로코) : 2대 (운항 중단)

9에어(중국) : 1대 (운항 중단)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인도네시아) : 1대 (운항 중단)

컴에어(남아프리카공화국) : 1대 (운항 중단)

모리타니항공(모리타니) : 1대

MIAT 몽골항공(몽골) : 1대 (운항 중단)

코렌던항공(터키) : 1대

스카트항공(카자흐스탄) : 1대

  

ⓒDrew Angerer via Getty Images

 

내가 탈 비행기가 ‘보잉 737 Max 8’인지 확인하는 방법

만약 항공편을 중·단거리 항공편을 예약했거나 할 예정이라면, 또 내가 탈 비행기가 보잉 737 Max 8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참고하면 된다.

항공사 사이트나 항공권 예매 사이트(인터파크, 스카이스캐너 등)에서 항공편을 예매할 때 해당 항공편의 기종이 표기되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서 ‘Boeing 737 Max 8’을 확인하거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부여한 보잉 737 Max 8의 기호 ‘B38M’를 찾아보자. 

만약 기종이 표기되지 않았거나 찾을 수 없는 경우라면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 항공사와 항공편명을 플라이트레이더24플라이트어웨어 등의 항공 정보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해당 항공편의 기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같은 노선이라도 하루에 여러편 운항한다면 출발 날짜나 출발시각에 따라 투입되는 기종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또 항공사들이 예고 없이 투입 기종을 변경하는 사례도 있다.

만약 내가 예약한 항공편에 보잉 737 Max 8가 투입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면?

여기서부터는 각자 선택할 문제다. 수수료나 일정 변경 부담을 감수하고 항공편 변경을 요청하거나, 아니면 예정대로 비행기에 탑승하거나.

재차 강조하자면 아직 기체 결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3~4개월 이후 항공편을 미리 예약했거나 할 예정이라면 되도록 보잉 737 Max 8 기종을 피하는 게 좋을 수 있다. 혹시라도 사고와의 연관성이 발견돼 나중에 항공편이 취소 또는 변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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