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9년 03월 10일 14시 30분 KST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는 칭찬을 들으면 아주 불쾌한 이유

30세 이후의 벽이란 없다. 새로운 자기인식, 내면의 평화, 강인함이 있을 뿐이다.

COURTESY OF ELIZABETH LAVIS
콜롬비아 네바도 델 루이스 화산에서의 내 모습 

처음 그 말을 들은 것은 끔찍한 클럽에서였다.

조잡하고 양 적은 음식들이 나오는 곳. 그날은 친구의 서른 번째 생일이었다.

친구가 내가 모르는 사람을 데리고 왔다. 빳빳한 흰 여름옷과 빛나는 레이밴 선글라스 차림의 그들은 별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우아하고 산뜻해 보였다.

그는 내게 ‘여섯 번째 29세 생일을 맞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가 나에게 숫자 계산을 하게 만들었다는 게 짜증났다. 내 갈라진 손톱과 찢어진 청바지가 신경 쓰이던 순간, 그가 내 친구를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30살이 되자마자 듣기 시작할 그 말이었다.

“나이 드는 거 걱정하지 마, 자기야! 자기는 나이보다 10살은 어려 보여.”

최근 39번째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마추픽추에 오르겠다는 소원을 이룬 나는 여전히 그 말을 듣고 있다.

“생일 축하해! 너 … 나이에 비해 정말 젊어 보여.”

그러나, 나는 명확히 하고 싶다.

첫째,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지금 내 모습은 내 어머니와 할머니가 39세였을 때의 모습과 똑같다. 눈가 주름이 있고, 흰머리가 생기고 있고, 운동 후 스트레칭을 깜빡하면 헛통증이 불쑥 찾아온다. 요즘은 클럽보다 파머스 마켓에 가는 게 훨씬 즐겁다. 지구상에서 보낸 39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편안하다. 기분이 좋다.

둘째, 이런 어처구니없는 관습은 젊음을 떠받드는 동시에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모욕을 준다.

ASSOCIATED PRESS
낸시 펠로시 의장 

78세 여성이 미국 하원의장인 시대에, 우리가 이런 성차별적 내러티브를 당연시여기고 있다니? 물론 낸시 펠로시 의장도 노인 차별적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정책 입안보다는 78세라는 나이에 초점을 맞춘 공격이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펠로시 의장을 가리켜 ‘지치고 늙은 낸시 펠로시’라고 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는 ‘펠로시가 망령이 들고 있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도 떠돈다.

29세 생일날 자정이 되자마자 우리 인생에서 흥분, 힘, 멋진 섹스,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걸까?

물론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지만,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여성이다. 남성은 ‘와인처럼’ 나이 들고, 여성은 ‘우유처럼’ 나이 든다는 오래된 말부터 ‘벽에 부딪힌다’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자신의 가치가 본질적으로 젊음에 묶여있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는다.

여성들이 부딪히게 된다는 ‘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장벽’보다 더 괴상한 것이지만, 그래도 여성들은 그 말을 믿는다. 마치 아이들에게 벽장 속에 귀신이 숨어있다고 겁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0이 넘으면 우리 몸 안의 시계가 종말을 향해 재깍거리기 시작한다고 겁주는 것이다. 알몸으로 길거리를 걸어가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우리를 마비시키는 두려움이다.

yudhistirama via Getty Images

피할 수 없는 ‘쇠퇴’를 늦춰보려는 여성들의 노력 덕택에 안티에이징 시장은 팽창했고, 앞으로도 성장 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40은 새로운 30이다’ 같은 캐치프레이즈들이 등장했다(진짜 의미: ‘넌 아직 완전히 한물간 건 아니야’).

의도는 좋지만 아주 멍청한 농담도 노인 차별 때문이다. 나이든 여성에게 윙크를 보내며 “29살 되시나요?”하고 웃는 짓 말이다. 이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놀리는 것을 좀 부드럽게 해보려는 시도일 뿐이다.  

COURTESY OF ELIZABETH LAVIS
마추픽추에 올랐다! 

우리는 친구들에게 “10살은 어려 보인다”고 말한다. 나이가 아직 치명타를 날리지 않았다, 아직 얼굴에 젊은 느낌이 있다는 뜻이다. 사라지는 허상이라 할지라도, 칭찬이랍시고 하는 말들이다.

하지만

사실 이 말은 우리를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을 부인하게 만든다. 내면화된 성차별적 헛소리에 불과하다.

30 이후의 벽이란 없다.

새로운 자기인식, 내면의 평화, 강인함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있다. 그러니 나에게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 

나도 당신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

우리는 내면화된 노인 차별, 젊음에 대한 집착, “나이보다 10살은 어려 보여” 따위의 헛소리 주고받기를 거부해야 한다. 시간의 자연스러운 흐름은 승리이고, 우리의 지혜와 경험의 증거일 뿐 다른 무엇도 아니다.

 

* 허프포스트 US의 을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