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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흥행 실패는 예견된 결과였다

최종 투표율은 25%를 조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뉴스1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가 숱한 논란만 남긴 채 소득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과 전당대회 일정이 겹치는 악조건 속에서도 국민과 언론은 이번 전당대회에 꽤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한국당 스스로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탓이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흥행 부진은 수치로 나타난다.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7 전당대회의 선거인단 모바일 및 현장 투표율은 24.5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당원과 일반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36만9952명 가운데 9만943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다.

이번 2·27 전당대회의 최종 투표율은 전대 당일인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현장에서 실시되는 대의원 투표 결과를 합산해서 집계된다. 8000명에 이르는 대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투표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최종 투표율은 25%를 조금 웃돌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014년 전당대회의 투표율은 30.5%, 2년 전인 2017년 전대의 투표율은 25.2%였다. 현 정부 임기 3년차에 열리는 이번 전대의 투표율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대선 참패 등 최악의 조건 속에서 치러진 2017년 전대와 비슷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의 흥행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이미 2년이나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논란과 때마침 불거진 ‘태극기부대‘의 과격한 행태, 일부 전대 주자의 5·18 망언 등은 한국당이 여전히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당내 한 비박계 중진의원은 ”김진태 후보와 태극기부대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열혈 당원 중심의 선거판이 됐다”며 ”전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 등에 휘둘리면서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는 말까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교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의 연설 모습.
김준교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의 연설 모습. ⓒ뉴스1

2·27 전대 시작과 함께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한 황교안 후보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며 과거에 발목 잡힌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결과적으로 전대 흥행에는 악영향을 미쳤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당의 한 초선 의원은 “1강으로 꼽히던 황교안 후보에게 탄핵 관련 질문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탄핵 이슈가 부각됐다”며 “탄핵은 건드릴수록 한국당을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확인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전대 기간에 등장한 유일한 ‘새 인물’인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연일 ”저딴 게 대통령”, ”짐승만도 못한 종북좌파”,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위의 독설을 일삼으며 스스로 조롱을 자초했다. 이는 현장을 장악한 일부 태극기부대 이외에는 공감하기 어려운 막말 수준이었다.

자유한국당은 27일 전당대회 현장에서 이뤄지는 대의원 투표를 포함한 선거인단 투표 결과(70%)와 25~26일 일반 국민 대상의 여론조사 결과(30%)를 더해 차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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