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1월 25일 17시 29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1월 25일 17시 33분 KST

싱가포르 상표 훔친 일본 회사의 방식은 삼성 속인 '슈프림 이탈리아'와 비슷하다

훔친 사람들이 정말 너무하다

티라미수 히어로
싱가포르 티라미수 히어로의 로고. 귀여운 고양이 '안토니오'가 가면을 쓰고 있다. 

일본의 유명 요식업체가 싱가포르 회사의 상표권을 거의 그대로 베껴 큰 비판을 받은 일이 있었다. 

지난 1월 20일 싱가포르의 유명 카페 겸 베이커리 숍 ‘티라미수 히어로’(The Tiramisu Hero) 일본 지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안토니오 히어로가 알리는 중요한 소식’

2012년 싱가포르에서 만든 저희의 오리지널 ‘브랜드 로고’를 누군가 표절하는 바람에 일본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무척 좋아하는 일본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토니오는 지지 않습니다!

*안토니오는 이 카페를 상징하는 고양이 캐릭터로 가면을 쓴 ‘영웅’이다. 

오리지널 로고를 빼앗긴 것은 물론, 일본 내에서 같은 이름으로는 사업을 할 수 없어 ‘티라미수 히어로‘를 ‘티라미수 스타’로 바꾸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 공지가 뜨자 일본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표절한 업체가 ‘히어로스 티라미수’(HERO’S TIRAMISU)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히어로스 티라미수‘는 오사카에서 팬케이크로 유명한 업체 ‘그램’(gram)의 사장이 경영하는 업장으로 지난 2018년 부터 상표를 등록하고 운영 중이다.

시점으로 봤을 때 싱가포르 회사의 콘셉트와 이름을 훔쳐오지 않았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 

그러나 ‘히어로스 티라미수’ 측은 21일 자사 홈페이지에 ”타사의 티라미수 제품과는 관계가 없으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라는 글을 올렸다가 ”훔친 놈이 성낸다”는 질타를 받았다. 

결국 이 회사는 22일 ”‘더 티라미수 히어로’의 로고(등록번호 제6073226)를 싱가포르 회사의 일본 측 운영자에게 넘겨 줄 의향이 있다. 소란을 피워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히어로스 티라미수 홈페이지

그러나 이후 이 회사가 미국에 상표 등록을 출원하는 등 전방위적인 도둑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변리사 겸 IT 컨설턴트인 쿠리하라 기요시(栗原潔)는 야후 재팬에 ”(알아보니) 주식회사 ‘그램’이 작년 6월 미국에서도 ‘TIRAMISU HERO’를 상표 등록 출원했다”라며 ”미국에서는 실제로 이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하므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오리지널 브랜드보다 더 적극적으로 상표 출원을 내는 방식이 ‘슈프림 이탈리아’를 생각나게 한다”고 밝혔다.

구찌보다 사기 힘들다는 스트리트 패션계의 초 명품 ‘슈프림’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은 바 있다. 지난 2010년 인터내셔널브랜드펌(IBF)이라는 영국 회사가 2010년 이탈리아에서 ‘슈프림’이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슈프림의 상징인 빨간 바탕에 흰 로고도 같 그대로 사용한다. 슈프림 뉴욕 본사는 이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걸었으나 영어의 ‘슈프림‘(supreme)이 보통명사(‘최상의’라는 뜻)라는 이유로 유럽연합 특허청에서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12월 10일 삼성전자의 중국 법인이 ‘슈프림과 협업을 한다’고 발표했다가 비웃음을 사게 한 업체가 바로 이 이탈리아 슈프림이다.

현재 슈프림 이탈리아는 70개 국가에 슈프림 로고를 상품으로 등록하고 제품을 판매 중이라고 하니 ‘훔친 놈이 더 무섭다’는 말이 딱 들어 맞는다. 

*박세회 에디터 sehoi.par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