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0월 15일 14시 46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0월 15일 14시 58분 KST

메르켈의 연정 파트너가 바이에른주 선거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바이에른주 선거에서 기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Fabrizio Bensch / Reuters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CDU)의 연정 파트너 기독사회당(CSU)이 14일(현지시각) 바이에른주 선거에서 195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사당은 극우 정당에 표를 빼앗겼으며, 위기에 직면해 있는 독일 중앙 정부 내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기사당은 35.6%를 득표해 과반 달성에 실패했다. 이는 1962년 이후 겨우 두 번째다. 지금도 이미 기민당과의 연정에서 잡음을 내고 있는 기사당 내부의 내분을 부추길 것이 분명한 결과다.

마르쿠스 쇠더 바이에른 주지사는 기사당 당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당연히 오늘은 기사당에게 있어 힘든 날이다. 우리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기사당이 최대한 빨리 안정적인 주정부를 구성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민 지지 성향인 녹색당은 2위를 차지했으며,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최초로 주 의회에 진출했다. 늘 단독으로 의회를 이끌던 기사당이 연정을 구성해야 할 위치에 처한 것이다.

녹색당은 기존 득표의 두 배 이상인 18.3%를 얻었다. 진보 성향의 기사당 지지자들과 기존 좌파 정당 사회민주당(SPD)의 지지자들을 끌어들인 결과다. 사회민주당은 9.7% 득표에 그쳤다.

“바이에른에서 정치적 지진이 일었지만, 여진은 베를린에서 일어날 것이다 … 메르켈 시대의 종말에 대한 논의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워싱턴의 씽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실’ 회장 프레드 켐프의 말이다.

사민당의 안드레아 날레스 대표는 메르켈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사민당이 바이에른에서 참패한 이유 중 하나가 연방 정부의 ”나쁜 퍼포먼스”라고 말했다. 

Fabrizio Bensch / Reuters

 

메르켈 옆구리의 가시

2015년에 메르켈이 100만 명 이상의 이민자들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이래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대표(내무부 장관)는 메르켈에게 ‘옆구리의 가시’가 되어왔다. 제호퍼는 AfD의 부상에 맞서기 위해 기사당을 점점 오른쪽으로 끌고갔지만, 결국에는 헛된 노력이었다.

파사우 대학교의 정치학자 미카엘 바이글은 제호퍼 내무장관이 메르켈을 개인적으로 공격한 것, 망명 신청자들에 대해 강경 수사를 쓴 것이 기사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로 인해 정치적 양극화가 생겼고, 이민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녹색당과 AfD가 가장 덕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 전략은 기사당에겐 역효과를 낳았다.”

기사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느냐는 ZDF 진행자의 물음에 제호퍼는 사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번 결과에는 여러 이유가 있으며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답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AfD는 10.9%를 득표했다. 기사당과 연정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저항 정당 ‘자유 유권자들(The Free Voters)’은 11.6%를 얻었다. 기사당은 AfD와의 연정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ean Gallup via Getty Images

 

내분

메르켈의 기민당과 보수 자매정당인 기사당 사이의 분열은 총선에서 다수를 얻지 못한 끝에 지난 3월 사민당의 참여로 가까스로 대연정이 구성된 이후 더 심해졌다.

바이에른주 선거 2주 후 메르켈의 보수 연합은 또 한 번의 시험을 거치게 된다. 금융 중심지 프랑크푸르트가 있는 서부 헤센주 선거에서 기민당의 최다 득표가 예상되긴 하나 득표율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12월에 열릴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재선을 노린다. 메르켈의 측근인 볼커 카우더가 지난달 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했음에도 보수 원로들은 메르켈의 재선을 지지해왔다.

바이에른주 선거 전, 메르켈은 내분을 멈출 것을 기민당과 기사당에 요청했다.

네 번째이자 아마도 마지막이 될 메르켈의 이번 임기는 벌써 두 번이나 무너지기 직전까지 갔다. 이민에 대한 논란, 독일의 전 정보원장에 대한 스캔들 때문이었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디젤 자동차의 단계적 운행 금지와 부유층 감세에 대해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애틀랜틱 카운실의 켐프는 “이제 모두 헤센주 선거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기서 잘못되면 메르켈 사임 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