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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28일 09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8월 28일 12시 09분 KST

"최저임금 때문에 해고된 50대 여성 자살" 보도는 오보인가 아닌가?

두 매체의 취재 결과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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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보도가 오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결론 짓는 과정은 얼마나 길고 지루한가.

지난 24일 한국경제는 ‘”최저임금 부담” 식당서 해고된 50대 여성 숨져’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다. 대전 서구  XX동에서 거주하는 50대 여성이 일하던 식당에서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크다”는 말과 함께 해고 통보를 받았고, 이후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다. 기사가 인용한 출처는 ‘대전광역시 둔산경찰서 등’이다.

그러나 이후 오마이뉴스에서 이 기사가 오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오마이뉴스는 한국경제의 기사에서 사건 담당 경찰서로 언급된 대전광역시 둔산경찰서 측에 확인해본 결과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대전지방경찰청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난달 말, 대전 시내에 50대 여성이 자살한 사건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다. 

허프포스트 역시 대전지방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한국경제의 기사를 보고 출입 기자들이 관심을 가져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봤더니 한국경제의 기사에 부합하는 사건은 없었다”라며 ”최저임금 부담 때문에 식당에서 해고되어서 자살한 건이 없었고 이후에 확인해본 결과 (한국경제 기자에게) 그런 얘기를 한 사람도 없었다”고 밝혔다.

기사가 ‘오보’라고 보도하려면 일반적인 기사를 쓸 때보다 더 큰 간덩이가 필요하다. 무언가가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가 ‘오보’라고 쓰기까지도 긴 과정이 있었다.

오마이뉴스 곽우신 기자는 ”둔산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처음 듣는 얘기다’라는 말을 들었고, 혹시 몰라 추가 확인을 위해 대전지방경찰청에 전화를 걸었다. 대전지방경찰청 쪽에서 해당 시기에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 없었다는 걸 확인했다”라며 “이후 한국경제에 전화를 수차례 걸었으나 (처음에는) 이 기사를 쓴 기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곽 기자는 ”(해당 기사가 수정되지 않고 삭제된 것에 의문을 갖고) 한국경제에서 과거에도 기사 삭제 이력이 있는지, 관행은 어떤지를 알아보기 위해 기초 취재를 한 것까지 따지면 아마도 8~9통의 전화를 돌린 것 같다”며 ”오보를 내는 것보다 오보인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더 힘들다”고 밝혔다. 대전지방경찰청 역시 한국경제의 기사가 삭제되기 전에 ”그런 사건이 없다”며 항의의 뜻을 한국경제에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사는 수일 전 이미 삭제된 상태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캡처된 사진이 올라와 있고, 몇몇 매체에는 이 기사를 그대로 전재한 기사가 아직 살아있다. 삭제된 후에는 이 기사의 삭제가 문재인 정부의 언론 탄압 때문이라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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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경제의 입장은 다르다. 한국경제는 “7월에 대전 XX 동에서 남편 없이 아이들을 키우던 여성이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사건이 있었느냐가 핵심”이라며 ”이는 경찰에 확인하더라도 부인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경제는 ”최저임금 부담으로 인해 해고당하고 자살에 이르렀다는 것은 취재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보니 경찰 쪽에서 모르고 있을 수 있다”라며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종결한 사건이고 수사 당시에도 그런 내용은 파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 측은 기사를 수정하지 않고 삭제한 이유에 대해 ”삭제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유족들의 2차 피해를 걱정했기 때문”이라며 ”고인에게 미성년 아이가 있는데, 작은 동네라 기사가 나가면 사람들이 누군지 다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경제는 현재 오마이뉴스와 대전 경찰 쪽의 입장에 대한 반박 기사를 준비 중이다. 한국경제 역시 오마이뉴스가 ‘오보’라고 한 이 기사라 오보가 아니라고 재반박 하려면 처음의 보도보다 사건의 인과를 증명하는 자료를 더 꼼꼼하게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