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07월 25일 15시 26분 KST

젠더 고정관념을 반영한 아동복은 단지 '파란색' '핑크색'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편안함과 같은 실용적 이슈, 젠더에 대한 차별적 메시지까지 문제는 다양하다.

katrinaelena via Getty Images

엉덩이가 제대로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짧은 여자 아이용 반바지. 너무 꼭 맞아서 배가 드러날 정도인 탑. 남자아이들 티셔츠에는 ‘여성을 울리는 카사노바’라는 둥, 근육이 어떻다는 둥 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일부 부모들이 ‘남자아이’ 옷과 ‘여자아이’ 옷에 대해 제기하는 문제는 전형적인 파랑과 핑크색의 문제를 훨씬 넘어선다. 편안함과 같은 실용적 이슈, 젠더에 대한 차별적 메시지 등까지 다양하다.

OLD NAVY
'근육에 너무 힘을 줘서 소매가 떨어져 나갔다' : 남자아이를 위한 옷에 적힌 문구다. 

“남자아이들 셔츠 중에는 근육이나 남성성에 대한 메시지가 새겨진 것들이 있다. ‘근육에 너무 힘을 줘서 소매가 떨어져 나갔다’? ‘꼬마 바람둥이’? 아이가 커서 어떻게 될지 누가 안다고?” 캐나다 오타와의 어머니 제이미 에드워즈(31)가 허프포스트 캐나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22개월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으며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인 에드워즈는 아들에게 입힐 옷을 찾기 힘들며, 어떤 가게에서는 그런 옷이 비쌀 때도 있다고 한다.

“40달러짜리 티셔츠가 있고 (성차별적 문구가 있는) 10달러짜리 티셔츠가 있는데, 40달러짜리를 살 수 있나?”

아이들을 향한 젠더 반영 마케팅은 유해한 고정 관념을 강화한다

전문가들은 ‘소년’이나 ‘소녀’를 향한 이런 마케팅이 유해한 고정 관념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장난감부터 운동복까지, 최근 모든 것이 검토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프라이머리(Primary) 등의 기업은 로고나 슬로건이 없는 젠더 중립적 의류만 판매하며, 타겟(Target) 등은 젠더 중립적 의류 라인을 추가했으나, 전형적 ‘소년’, ‘소녀’ 옷을 피하려는 부모들의 선택지는 아직도 많지 않다.

FRANCINE LEVESQUE
프랜신 레베스크가 딸 나이아를 위해 직접 만든 옷. 

그래서 프랜신 레베스크는 딸에게 자신이 만든 옷을 입힌다. 나이아(2)를 키우는 오타와의 어머니는 대부분의 가게에서 파는 소녀용 옷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깜찍하거나 야하거나 공주옷을 닮았으며, 핏(fit) 역시 문제였다고 레베스크는 말한다.

“이상하게도 작은 성인의 몸에 맞춘 듯한 옷들이었다.” 레베스크는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들을 위해 나온 스키니 진 등 지나치게 딱 맞는 옷들을 언급했다.

레베스크가 딸 나이아를 위해 만든 옷들은 헐렁하다.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천을 좀 더 썼다. 모두 드롭 크로치(drop crotch: 바지 밑 아랫 부분에 여유를 주어 재단한 것)이고, 고무밴드를 사용했고, 가게에서 보통 파는 옷들에 비해 평범하다.

“자연 소재로 만든 정말 아름다운 옛날식 옷을 입히고 싶었다. 내가 생각했던 디자인의 제품이 아예 없거나, 자라 같은 곳에서는 아주 비싸게만 나와서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레베스크는 bebs + tods라는 아동복 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난 귀여워’, ‘난 멋져’ 같은 말이 새겨진 옷을 사기보다는 내 딸만의 스타일과 성격이 드러나길 원한다. 나는 그런 것(젠더 고정관념)에 따르지 않는다.”

JOE FRESH

젠더 중립적 의류를 찾는 것은 실용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딸에게 입힐 반바지와 탑을 ‘소년’ 섹션에서 사는 부모들도 많다. 길이 때문이다.

“소녀용 탑과 반바지가 너무 짧아서 충격받았다. 나는 6개월용 옷을 입을 수 있는 내 딸을 위해 12개월용 옷을 사게 되었다. 길이 때문이다. 6개월용 옷을 입히면 몸통이 그대로 드러난다.” 2살짜리 아들과 7개월짜리 딸을 둔 오타와의 브리앤 머클링어가 허프포스트 캐나다에 보낸 메일이다.

“나는 나중에 딸에게 입히려고 아들의 반바지들을 대부분 놔두었다. 딸이 놀이구조물을 기어오를 때 엉덩이를 가리고 싶다.” 머클링어의 말이다.

하지만 젠더 고정관념을 반영한 의류를 피하는 것은 부모로서 책임감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몇몇 부모들은 말한다.

“내가 이미 아들의 정체성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에드워즈의 말이다.

“아들이 나중에 커서 어릴 적 사진과 영상들을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어떤 옷을 입히든, 20~30년이 지나면 철 지난 옷이 될 테니 아들은 내가 이상한 옷을 입혔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미리 특정 역할을 정해주고 싶지는 않다.”

 

* 허프포스트 캐나다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