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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울산경찰 미친개”→“밤낮으로 수고” 급선회

“장 대변인이 지목한 대상은 일부 정치경찰에 한정돼 있다”

ⓒ한겨레

경찰을 향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경찰 수사권 독립 당론 철회”를 밝혔던 자유한국당이 26일 “밤낮으로 수고하는 일선 경찰의 명예”를 언급하며 돌연 자세를 낮췄다. 검경 수사권 조정 백지화 역시 “원내의 공식입장은 아니었다”며 발을 뺐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14만여명의 경찰과 그 가족을 중심으로 지역 표심이 요동치자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정치경찰 행태에 대한 우리 당 장제원 대변인의 논평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일파만파 확산하는 경찰과의 전면전 진화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사안은 전국 치안현장에서 밤낮으로 수고하고 계신 일선 경찰의 명예와 직결된 사안으로 본말이 전도돼선 안 된다”며 “장 대변인이 지목한 대상은 정권 충견 노릇을 자처하는 울산지방경찰청의 일부 정치경찰에 한정돼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22일 장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울산지방경찰청의 압수수색 등을 겨냥해 “정권과 유착한 정치공작 게이트”로 규정한 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경찰 수사권 독립을 먼 미래 과제로 돌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수사권 조정 당론 철회 의사를 밝혔다. 홍준표 대표도 페이스북에 “수많은 경찰이 떼거지로 달려든다니 끔찍하다. 당론 재검토를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의 “미친개 몽둥이” 발언 직후 일선 경찰이 공개적으로 집단 반발하고, 장제원 의원의 부산지역 사무실 앞에서는 현직 경찰 릴레이 1인 시위까지 벌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자신을 겨냥한 장 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자신이 아니라 ‘경찰 조직 전체가 모욕을 당했다’며 일선 경찰을 선동하고 있다. 이 역시 전형적인 정치공작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며, 황 청장이 김기현 시장 측근 수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울산시장 유력 후보인 송철호 변호사와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에 종사하는 일선 경찰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온갖 비하와 모욕적 조롱이 난무하는 마당에 경찰 스스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부 정치경찰의 구태를 근절하고 민중의 경찰로 되살아나는 계기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홍 대표의 “재검토” 발언 등과 관련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와 균형감을 상실하지 않고 접근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당내에서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정치행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 부분은 원내대표인 제 입장으로 명확히 정리한다”고 밝혔다. 특정 경찰의 문제를 가지고 ‘보복성’으로 접근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장제원 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의 입장은 ‘정말로 경찰이 수사권 독립을 할 자격이 되는지 지켜보겠다’, ‘포괄적으로 경찰의 수사 능력과 정치적 중립 의지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의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과 허경렬 경찰청 수사국장 등을 특정해 지목했는데, 황 청장이 이를 경찰 전체로 집단화시켰다”고 했다. 전날 황 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의 “정치경찰” 비판에 “야당이 경찰에 대한 모욕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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