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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동료들 가슴에 ‘밝고 착한 배우’로 영원히 남을 것”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OSEN

늘 웃는 얼굴로 “위트쟁이~”를 날리며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막영애·tvN) 팬들을 미소 짓게 했던 ‘잔멸치’ 심진보(35·사진)씨가 지난 5일 심장마비로 요절했다. 향년 35.

고인의 형인 심정보씨는 7일 통화에서 “지난 5일 저녁 심장마비로 쓰러져 있는 동생을 발견하고 병원에 옮겼으나 숨졌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그를 이날 오전 충북 증평 상도중앙기도원에 안치했다.

고인은 2012~13년 방영한 ‘막영애’(시즌9~시즌11)에서 디자인회사 ‘아름다운 사람들’의 인턴 ‘심진보’로 출연했다. 극 중 별명이 ‘잔멸치’였는데, 늘 웃는 얼굴과 마음 따뜻한 캐릭터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너무 말라서 살을 찌우려고 매일 아침 먹던 빵을 이영애(김현숙)한테 양보하고, 자신을 구박하는 정지순 과장이 힘들 때 나서서 도와주는 등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착한 동료’였다. 이영애, 변지원(임서연)과 말도 잘 통해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저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했다.

실제 심진보씨도 늘 웃는 얼굴에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을 듣고 ‘막영애’ 출연 배우들과 피디 등 제작진은 6일 장례식장에 모여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정지순씨는 “현장에서 너무 밝게 늘 웃고, 스태프들하고도 가깝게 지낸 착한 친구였다”며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씨는 최근까지 출연료를 못 받은 외국인 배우들을 대신해 서류 작성도 해주고 변호사를 만날 때 통역도 해주는 등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왔다. ‘막영애’를 연출했던 정환석 피디도 “그는 배우이기 이전에 주변 사람들한테 밝은 모습을 주는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을 많이 배려하는 착한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심씨는 무엇보다 연기 열정이 가득한 배우였다. 그는 2009년 <베스트극장>(문화방송)에서 단역으로 나온 것을 빼고는 ‘막영애’가 사실상 데뷔작이었다. 작은 배역이었지만, 그는 2012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그 자체가 너무 좋다”며 행복해했다. 고교 3학년 때부터 배우를 꿈꾼 그는 2002년 연세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한 뒤 배우가 되려고 2004년 서울예술대에 다시 들어갔다. 말 잘 듣는 모범생이었던 그는 “다른 공부를 하더라도 내가 할 일은 결국 연기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처음에는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에 갔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부모님이 제 꿈을 이해해주시고 아주 좋아해 주신다”며 활짝 웃으며 잠시나마 부모님 속을 썩여드린 걸 마음 아파하기도 했다.

그는 “뭐가 배우로서 성공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꾸준히 연기하게 되면 그게 성공인 것 같다”며 “심진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비록 그 꿈은 이어가지 못하게 됐지만, 그가 전한 웃음과 긍정의 에너지는 ‘막영애’ 시청자들과 그를 사랑한 동료들의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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