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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할 때 절대 '미안하다'고 하지 말아야 할 이유

  • 김태성
  • 입력 2017.09.25 10:07
  • 수정 2017.09.25 10:15

최근 연구에 의하면 누구를 실망하게 할 거면 사과를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

적어도 '심리학 프런티어' 8월호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그렇다. 당신이 누굴 거절하는 과정에서 '미안'이란 단어를 덜 사용할수록 상대방의 마음이 덜 괴롭기 때문이다.

무슨 역설적인 이론이냐고? 거절당한 사람은 화를 내고 싶다. 하지만 당신이 미안하다는 소리를 했기 때문에 당신을 용서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상대방은 진심이 아닌 압박감에 의한 용서를 하게 된다. 그 결과, 기분만 더 나빠진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 1,000명에게 몇 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그 반응을 관찰했다. 우선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물었다(예를 들어, 데이트 신청이나 룸메이트 요청에 어떻게 '노'라고 대답할 건가). 응답자의 39%가 거절과 함께 사과도 할 거라고 대답했다.

연구의 다음 순서로 응답자들이 거절 대상이 됐다. 연구팀은 응답자들에게 거절 통보를 받은 느낌이 어떠냐고 물었다. 흥미롭게도 사과 내용이 포함된 편지를 받은 사람이 그냥 거절당한 사람보다 더 마음 아파했다.

연구팀은 거절 당한 사람이 사과를 받았을 경우 이후의 행동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우선 모든 응답자들에게 매운 소스 실험에서 제외됐다고 알렸다. 다음, 실험에서 제외된 걸 미안하게 여긴다는 내용의 편지와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기지 않은 편지를 나눠서 전달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제외된 응답자들에게 새로운 상황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그들에게 매운 음식을 매우 싫어하는 실험 대상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곤 새 실험 대상자들에게 매운맛 실험에 먹일 적당량의 소스가 얼마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사과 내용이 포함된 편지를 받은 '제외' 그룹은 매운 소스를 싫어하는 실험 대상자들에게 소스를 더 많이 먹이라는 '보복성' 대답을 했다.

연구팀은 사과 내용이 포함된 거절이 용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마지막으로 시험했다. 마지막으로 시험했다. 우선 응답자들에게 거절 상황을 묘사한 동영상을 보여줬다. 미안해하는 동영상도 포함됐다. 응답자들은 사과를 한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느껴졌다고 대답했다. 솔직히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도 말이다.

이번 연구가 모든 상황에 다 해당되는 건 아니다. 때론 진정한 사과가 요구된다. 또 거절을 당하는 사람 뿐 아니라 거절하는 사람의 기분, 그로 인해 벌어지는 관계의 변화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아무튼 이번 연구를 통해 좋은 의도도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질리 프리드먼은좋은 뜻으로 시도한 사과가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위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다트머스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에 있는 그녀는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여기고자 하는 의도라면 사과를 하는 게 본인에겐 이로울 수 있다."라고 RealSimple에 설명했다. "그러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미안하다는 말로 해결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아니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앞으론 '미안'이라는 말을 덜 써야 할 것 같다.

아래 슬라이드는 옆으로 밀면 된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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