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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트럼프, 한미FTA 폐기 지시' 보도에 신중하게 반응했다

  • 허완
  • 입력 2017.09.03 07:47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looks at U.S. President Donald Trump after delivering a joint statement from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une 30, 2017. REUTERS/Carlos Barria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looks at U.S. President Donald Trump after delivering a joint statement from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une 30, 2017. REUTERS/Carlos Barria ⓒCarlos Barria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논의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에 대해 정부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에 "트럼프 대통령도 안보위기 속에서 그것(한미 FTA)까지 그렇게(폐기) 하는 것에 대해 동맹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진의를 좀 더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한미 FTA 폐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부터 발언해온 것인 만큼 협상이 안 되면 폐기하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전에 통상교섭본부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폐기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보고 검토는 하고 있었으나, 보고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폐기 논의 정황을 구체적으로 인지한 적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미 FTA 폐기는 미국 대통령이 전부터 이야기한 사안인 만큼 당연히 대비하고 있었다"며 "폐기될 경우 우리 측의 유·불리도 검토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정부는 국익과 국격을 위해 당당하게 한미FTA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고 지금도 그 입장 그대로"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철저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내부 회의 등을 통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한미FTA에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대선 기간 동안에도 한미FTA를 거론하며 상대편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했으며, 취임 이후에는 미국이 맺고 있는 모든 FTA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한미FTA를 "끔찍한", "받아들일 수 없는" 협정으로 규정했으며, 7월에는 "미국에는 부당한 협상이었다"며 재협상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정부는 '개정' 협상에 나서기로 하고 지난달 22일 한미FTA 공동위원회 특별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측은 미국 상품수지 적자 확대, 자동차, 철강, IT 분야 등의 무역 불균형 심화를 거론하며 협정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측은 협정 개정을 논의하기 전에 한미FTA가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 및 무역수지 적자에 미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미FTA는 어느 한 쪽이 협정 종료 의사를 상대편에 통보하면 180일 후에 자동으로 종료된다. 협정 종료를 통보받은 쪽에서 30일 내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에는 30일 이내에 협의를 진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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