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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의 아버지가 아들을 춤으로 꺾어버린 한 방송의 여러 의미

  • 박세회
  • 입력 2017.06.29 12:04
  • 수정 2017.06.29 12:17

슬리피와 슬리피의 아버지가 춤 대결을 펼치는 이 기묘한 프로그램에는 정말 많은 의미가 숨어있다.

아직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MBC의 '세모방 : 세상의 모든 방송'이라는 방송이 있다. 시청률은 4%대가 나온다.

이 방송의 콘셉트는 매우 특이하다. 리빙 TV, 실버아이TV등 중소 방송사의 특정 프로그램에 지상파 급 연예인을 대여해 주고 MBC는 해당 방송의 제작 과정을 촬영해 편집하는 형태다.

박명수와 헨리를 리빙TV의 낚시 프로그램 '형제꽝조사'에 대여해주고, 슬리피와 헨리를 대교어린이TV의 '한다면 한다! 한다맨'에 대여해 주는 형식이다.

한다맨으로 대여된 출연진들.

톱스타들이 지상파 방송보다 열악한 제작환경에 뛰어들어 좀 덜 체계적인 시스템하에서 PD의 막강한 권력에 휘둘려 보는 게 이 방송의 묘미.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어쩌면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지만, 전혀 모르던 세계로 잠시나마 가볼 수 있다는 점일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11일 방송에선 슬리피와 슬리피의 부친이 실버아이 TV의 '리듬 댄스'를 배우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연을 펼쳤다.

실버 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리듬 댄스'라는 장르의 춤이 있다는 점.

심지어 리듬 댄스를 주로 추는 '콜라텍' 내지는 '카바레'가 낮에도 성업 중이라는 점.

심지어 이 춤을 배우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 방송 프로그램까지 있다는 점.

무림에 고수가 있듯이 리듬 댄스계를 평정한 스승들이 있고 그 스승들이 제자를 기르는 시스템이 있다는 점.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스텝 하나 밟기도 힘들다는 점.

왕년에 놀아보지 않은 아버지는 세상에 없다는 점.

참 배울 게 많은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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