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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1년, 몇몇 남성들의 반응(설문조사)

ⓒ뉴스1

오늘(17일)은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34대 남성 김모씨가 혼자 들어오는 여성을 기다렸다가 칼로 찔러 살해한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과연, 지난 1년간 한국 사회는 얼마나 변화했을까?'

한국일보 취재팀이 11~12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시민 235명에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포스트잇으로 받은 결과, 여성과 남성의 인식 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아래와 같다.

- 성별을 말한 응답자 218명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75%(163명)

- 남성은 불과 55명(25%)만 답변

- 답변한 남성들도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말했으나 누구도 이 사건으로 인한 직접적인 '공포'나 '불안'을 말하지는 않음

- 남성 중 한국 사회의 '여혐'과 이로 인한 여성의 불안을 최대한 공감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단 2명

- 반면 대다수 여성은 이 사건을 '현재 진행형'으로 인식

한국일보 취재팀은 설문조사 진행 도중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아직도 강남역 살인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로 보는 사람이 있습니까?"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뒤 "도대체 왜 여자들이 이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는 날 선 목소리가 옆을 지나치는 남성들 입에서 터져 나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건 때문에 남녀 갈등이 늘었다" "어이없이 대한민국이 분열됐다" "사건 이후 졸지에 여성혐오의 가해자로 지목됐다"고 불평하는 남성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한편, 경찰/검찰/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여성계는 이 사건의 '맥락'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남역 살인사건 역시 수많은 여성 대상 범죄 중 하나이고, 이러한 범죄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성차별, 여성에 대한 멸시, 조롱 등 '여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정 전 형사정책연구원 위촉연구원(플로리다주립대 범죄학 박사수료)은 “해당 범죄를 ‘혐오 범죄’로 처벌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범행이 사회적으로 만연한 ‘여성혐오’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다혜 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스코틀랜드 정부는 ‘여성 대상 폭력이 성차별 구조에서 기인했다’는 판단에 따라 2014년부터 폭력 예방 정책의 일환으로 각종 성평등 정책을 펴고 있다”며 “여성혐오가 만연한 사회를 직시하고 예방책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한겨레 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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