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석천 씨가 25일 JTBC 대선토론을 통해 불거진 "동성애 반대" 발언 논란과 관련해 장문의 글을 남겼다.
최초의 커밍아웃 연예인이었던 그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커밍아웃한 지 17년이 지났다"는 문장으로 시작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아래는 전문.
내가 커밍아웃한 지 17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동성애자로 산다는 게, 그 당사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사는지.. 그렇지 않은 분들은 아마 상상조차 못할 거다.
온통 이성애자 집안에서 모태신앙을 갖고 종교생활로 유년기를 보낸 내 스스로도 내가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고 왜 커밍아웃을 해야 하는지 진한 고민을 갖고 평생을 살고 있으니 과연 난 행복하고 사랑받을 존재인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17년 전과 지금 내 나라 대한민국은 어떤 변화가 생겨나고있을까?
깜깜한 암흑 같은 17년 전에 비해 대선후보자 토론방송에서까지 동성애문제가 이슈화될 정도니 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음은 나같은 소수자에겐 앞으로 적어도 학교 친구들에게 왕따당해 자살 결심을 하는 어린 친구들이나 가족과 사회에 버림받아 폭력에 시달리고 행복하게 살 기본권마저 인정받지 못한 과거의 시대보단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되는 첫 걸음이라 생각된다.
지금 당장 어찌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랴.
내 생애가 끝나고 그 다음 세대에서라도 이 문제로 차별받고 아파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이렇게 천천히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기분좋은 변화라면 변화인 것이리라.
어느 후보가 새로운 대통령이 되더라도 과거보단 미래의 국민 행복을 생각해주리라 믿고 5월 9일 그 날이 기다려진다.
대한민국 모든 약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