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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검은 검정으로 도색한 조각상(영상)

  • 박세회
  • 입력 2017.03.31 11:49
  • 수정 2017.03.31 11:53

왼쪽의 흉상은 입체처럼 오른쪽은 평면처럼 보일 것이다.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오른 쪽에 있는 검정 두상도 왼쪽같 똑같은 입체 두상이다. 다만 '세상에서 가장 검은 검정색'을 도색했을 뿐.

믿을 수 없다는 게 솔직한 반응이다. 아래 영상으로 보면 아마 조금 믿겨질 것이다.

그래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 아래 영상을 보자. 두상을 만드는 데 사용된 완벽한 검정이 빛을 흡수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검은 검정은 영국의 '서리 나노 시스템'에서 개발한 '반타 블랙'으로 카본 나노 튜브를 고열로 압축해 만든다. 가시광선 흡수율은 자그마치 99.96%로 사실상 이 나노 튜브로 만든 방이 있다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어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재밌는 건 이 세계 최고의 검정을 차지하려는 싸움이다. 아트넷에 따르면 스텔스기 등의 외장을 도색하기 위해 개발된 이 검정의 독점 사용권을 세계 최정상급의 아티스트 '아니시 카푸어'가 차지했다고 한다.

아니시 카푸어는 지난 2016년 BBC4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보다 검습니다. 너무 검어서 거의 볼 수가 없어요. 비현실적인 퀄리티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검은 검정을 아니시 카푸어가 독점한다는 사실에 다른 아티스트 들은 화가 났다. 영국의 화가 크리스티안 퍼(Christian Furr)는 지난 해 2월 데일리 메일에 이렇게 말했다.

"아티스트가 재료를 독점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당연히 우리도 쓸 수 있어야지요. 한 사람이 독점한다는 건 옳지 않습니다."

아래는 최근에 나온 반타블랙보다 더 검은 반타 '블랙2.0'의 영상이다. 구멍이 뚫린 게 아니다. 반타블랙 2.0을 도색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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