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학업에 대한 부모의 기대는 예나 지금이나 한국 청소년들의 가장 큰 부담거리 중 하나. 그런데 부모의 자녀 양육관에서 학업의 비중이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육아정책연구소의 '한국인의 자녀 양육관 연구' 결과다.
아들이 뛰어나길 바라는 점은 2008년 성격ㆍ태도(책임감, 성실성 등)가 33.5%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사회성(대인관계, 리더십)이 1위(37.3%)에 올랐다. 8년새 ‘학업’에 대한 부모의 기대감도 확연히 줄었다. 2008년에는 아들이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기대한 부모가 21.8%였다. 하지만 올해는 그 비율이 13%로 8.8%포인트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예체능적 자질(음악, 미술, 운동 등)이 뛰어나길 바라는 비율은 8년새 1.8%→4.1%로 증가했다. (중앙일보 12월 13일)
고영태와 차은택 등의 사례를 보면서 역시 성적보다는 누구(이를테면 최순실)와 친하느냐가 한국에서 성공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한국의 부모들도 깨달은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딸에 대한 기대에서도 학업의 비중은 2008년에 비해 6.1%p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뛰어나길 바라는 점 1위가 2008년과 변함없이 용모, 키, 몸매 등의 '신체'라는 사실은 한국 사회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걸 보여준다.
그렇지만 이 시대의 멘토 정유라가 일찌기 갈파했듯, 외모나 대인관계 등의 모든 요소들을 초월하는 최고의 스펙은 역시 부모일 것이다.
아뿔싸, 이건 부모가 자식에게 바랄 것은 못되는구나. 어쨌든 성적이나 외모 등으로 타박하는 부모에게 자식도 할 말은 생긴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