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한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를 9개월 만에 다시 빼았겼다.
AP 등에 따르면 팔미라가 있는 홈스 주의 탈랄 바라지 주지사는 11일(현지시간) IS의 공세에 수적으로 열세였던 시리아 정부군이 퇴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BREAKING: Syrian activists report Islamic State group militants have re-entered historic city of Palmyra following 3-day blitz.
— The Associated Press (@AP) December 10, 2016
그보다 앞서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시리아 내전을 모니터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러시아 공군의 지속적 공습에도 IS 대원들이 팔미라 전체를 재탈환했다"고 말했다.
팔미라는 2천년 전의 고대 그리스·로마유적을 간직한 도시로 사막 한가운데에 있으나 시리아 동부 대부분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IS는 지난 8일 인근 유전·가스전을 장악하면서 팔미라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바라지 주지사는 IS가 락까, 데이르 에조르 등 시리아 거점지와 이라크에서 조직원 5천여 명을 팔미라로 이동시켰다면서 이는 "최근 시리아 정부군의 승리에 대한 IS의 필사적 반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정부군이 퇴각 직전에 주민 80%가량을 대피시켰다"면서 남겨진 주민을 IS가 정부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인간방패'로 삼을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IS가 팔미라에서 다시 문화유적 파괴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IS는 팔미라를 뺏기기 전까지 우상 숭배를 금한다는 이유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을 잇달아 파괴하고 고고학자들을 살해했다.
시리아문화재청 소속의 마문 압둘카림 씨는 "그들이 복수심에 불탈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시리아 당국은 IS의 문화재 파괴를 우려해 팔미라 박물관의 유물 대부분을 이미 다마스쿠스로 옮긴 상태다.
시리아 정부군이 단 사흘 만에 팔미라를 빼앗긴 것은 최대 격전지인 북부 도시 알레포에 화력을 집중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뒤따르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두라만은 "정부군이 알레포가 빼앗길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알레포 병력을) 팔미라로 이동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 IS가 파괴한 팔미라 유적을 보여주는 18, 19세기 사진과 그림들(슬라이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