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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여자라서 저런 대통령인 거 아니잖아요

박근혜씨 대구 사람입니다. 독재자 자식이에요. 서강대 출신이죠. 프랑스 유학했어요. 가족 중에서도 욕할 사람 많고요. 하지만 제일 쉬운 게 뭔지 보셨죠? 여성성으로 욕하는 겁니다. 대구 사람 이럴 줄 알았다, 서강대 졸업생 수준이 이게 뭐냐, 프랑스 유학생 다 이러냐 이런 말은 안 나오지만 성희롱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옵니다. 모욕하고 싶은 사람이 여성이라면 그게 제일 큰 타깃이 되는 거죠. 당신이 잘 나가는 검사든, 회사 회장이든, 박사든, 교수든, 당신이 여자라면, 당신을 욕할 사람들은 여성성을 붙잡고 욕할 겁니다. 잘못은 의사로 했어도 욕은 여의사로. 일 망치는 건 교수였지만 신문 기사에는 여교수로.

  • 양파
  • 입력 2016.11.28 12:26
  • 수정 2017.11.29 14:12
ⓒASSOCIATED PRESS

여혐으로 흥한 사람은 여혐으로 망합니다. 여자라고 받은 특권, 대접, 권리, 그게 바로 여혐에서 나온 권력이고, 실제로 힘 있는 이들에게서 임시로 임대한 거예요. 수틀리면 곧바로 개념녀에서 김치녀, 미쓰리로 추락하죠. 박근혜씨는 박정희 딸이 아니었더라면 절대로 당선되지 않았을 테지만, 뭐 여자라는 이유로 여성들 지지를 좀 끌어모았다고 합시다. 1%라도 여성이라는 걸 이용해먹었다고 해요. 그렇지만 무능하고 부패했으니 망했죠.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여혐 이용해 먹는 게 본능이라 망할 때도 여혐버릇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이라지요. '여성으로의 사생활'이 있다죠. 미친 거 아닙니까. 최순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아줌마 역할을 무슨 여혐 행동 본부장처럼 잘 하고 있죠. 어떻게 보면 여혐으로 흥했으면 여혐으로 망하는 게 맞긴 하네요.

당신이 예쁘고, 착하고, 잘 웃어주고, 군소리 안 하고, 조신하게 굴면서 그들의 기준에 맞춰주면 나를 잘 대해주고 나에게 잘 보이려고까지 하는데 이게 권력 아닌가, 난 여자라서 특혜를 누리는 거 아닌가 싶죠.

박근혜씨 대구 사람입니다. 독재자 자식이에요. 서강대 출신이죠. 프랑스 유학했어요. 가족 중에서도 욕할 사람 많고요. 하지만 제일 쉬운 게 뭔지 보셨죠? 여성성으로 욕하는 겁니다. 대구 사람 이럴 줄 알았다, 서강대 졸업생 수준이 이게 뭐냐, 프랑스 유학생 다 이러냐 이런 말은 안 나오지만 성희롱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옵니다. 모욕하고 싶은 사람이 여성이라면 그게 제일 큰 타깃이 되는 거죠.

인기 있는 여성 정치인, 사회 지도층이라 해도 그 사람을 욕하는 이들 보면 거의 빠짐없이 여성성을 가지고 비하합니다. 당신이 잘 나가는 검사든, 회사 회장이든, 박사든, 교수든, 당신이 여자라면, 당신을 욕할 사람들은 여성성을 붙잡고 욕할 겁니다. **년, 외모 비하부터 시작해서 강간 협박까지. 잘못은 의사로 했어도 욕은 여의사로. 일 망치는 건 교수였지만 신문 기사에는 여교수로.

그래서 여혐 반대하는 겁니다. 저도 박근혜씨 싫어요. 처음부터 싫어했어요. 나도 열심히 까고만 싶어요. 하지만 여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이게 남 일 아니라는 정도는 압니다. 저도 뭐 하나 잘못하면 곧바로 **년 못생긴 게 ㅈㄹ하네 소리 듣고 강간 협박 들을 거 알아요. 벌써 들어봤어요.

남 일이 아닙니다. 열 받으니까, 그냥 욕하고 싶으니까 박근혜씨 정도면 저런 여혐 욕설 들어도 된다고 생각하시죠? 이게 또 한 번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면 다음에 욕 먹는 여자도 똑같을 겁니다. 지금은 잘 나가는, 사랑받는 당신이 어쩌다가 욕먹을 때도 똑같을 거예요.

제가 실력 없다고 욕 먹으면 뭘로 욕 먹을 거 같아요? 역시 IT 업계 여자들은... 소리 듣습니다. 제가 한국 미디어와 인터뷰 한다면 무슨 악플 달릴 것 같아요? 외모 비평. 제가 결혼 안 했다면, 아이 없다면, 아무리 제가 직업 관련 이야기 백 시간 해도 저 싫어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저러니 시집을 못 갔지' 얘기 나옵니다. 제 인생의 그 수많은 부분 중에서 제일 부각되는 건 제 여성성입니다.

박근혜가 여자라서 저런 대통령인 거 아니잖아요.

여혐 욕이 입에 착착 붙는다고요? 그 동안 모두들 엄청나게 여혐욕을 하다 보니 발달 되어서 그래요. 그렇지만 결국 우리도 언젠가는 당할지 모르는, 내 무덤 내가 파는 일은 좀 그만합시다. 제발 여기서 끊읍시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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