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은 중·고교생들도 거리로 나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다.
광화문광장에서 백남기 농민 영결식과 박근혜 정권 퇴진 집회가 잇따라 열린 5일 오후 세중문화회관 앞에서는 500여명의 중고생들이 모여 어른들 못지않은 목소리로 박 대통령 하야와 교육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참가 학생들은 억압적인 공교육과 입시제도가 자신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다며 입을 모았다. 이 같은 분노를 폭발시킨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이다.
자신들을 억압해온, 살얼음판 경쟁을 강요하는 입시제도를 거치지 않고도 정씨가 '비선'인 어머니의 후광을 등에 업고 '사다리'의 정점인 일류대학, 이대에 입학했다는 점을 이들은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서울의 한 예고 2학년생이라는 A양은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친구들도, 엉망이 돼버린 이 나라에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도, 정유라의 이대 부정입학으로 피해를 본 것도 우리"라면서 "이번 사태는 어른들이 아닌 바로 우리 학생들의 일이기에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발언자로 나선 박기쁨(전북 부안고 2학년)군은 "우리가 새벽까지 학원에 잡혀 1점이라도 올리려 안간힘을 쓸 때 누군가는 돈과 권력으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일류대학에 들어갔다"면서 "박 대통령은 국민의 배신감을, 치 떨리는 통한을 안다면 이른 시일 안에 하야해 달라"고 말했다.